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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했습니다

이민선 코너 75호

잘못했습니다

그렇게도 요란했던 새천년의 첫해는 또 그렇게 저물고. 한세기를 마감하고 새로 시작되는 새천년 첫날을 전후해서 곳곳에서 많은 소원을 빌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것도 해가 가장 먼저 내미는 곳이다 싶으면 철새떼처럼 몰려가 단체 기원을 하는 사상 최대의 기도회가 온지구를 술렁거리게 했었습니다.
이룬 것이 무엇이고 잃은 것이 얼마인지 가량이 안됩니다. 얼마나 정신이 없었는지 그것 조차도 모릅니다. 너무나 바빴습니다. 뭘 하려고 그랬는가요. 나만 그런게 아닙니다.
언제나 그렇고 누구나 바쁘게 사는 것 같습니다. 한가할 듯 보이는거지 신세도 떨어진 자루 기울 날이 없다고 했습니다. 손에 잡히는 게 없고 남는 게 보이지 않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가요. 항상 이렇게 살고 늘 그렇게 보내야 하나요. 왜 허겁지겁 거리며 후회와 아쉬움만 동그라지게 사는지요. 옆을 봐도 앞을 봐도 꼭대기나 아래나 희망을 품고 살 기분이 안드는데 그래도, 그래도 살아야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뉘우치고 또다른 결심과 기약없는 희망을 또다시 품습니다.
너무 게을렀습니다. 아침상을 일찍 물릴수록 하루해는 길어진다는데, 미리미리 준비해야 된다는데 늘 그러질 못하고 허둥댔습니다. 내년에는 부지런하겠습니다.
마음이 편하질 못했습니다. 똑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증오하고 스트레스 만들고 웅얼거리며 살았습니다. 비우고 살겠습니다.
넉넉함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주위에 흔한 것을 귀한 줄 알아야 하는데 정작 중요치도 않은 것에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감사하며 지내겠습니다.
할짓 다하고 건강을 염려했습니다. 건강이란 투자하는 만큼 노력하는 만큼 지켜진다는데 해로운 것만 골라서 미련을 피웠습니다. 절제된 생활을 하겠습니다.
사랑도 지혜로와야 한다는데 너무 많이 알려고 들었습니다. 믿는 사랑을 하겠습니다.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을 꺾으려고 하지 않고 배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에 이제 눈떴습니다. 잘해주겠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난국이어도 꿈을 잃지 않겠습니다.
우리에겐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다는 이순신의 말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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