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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구의 사람아 사람아-대건노인대학 학생 회장 신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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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엔 향기, 사람에겐 품격

대건노인대학 학생 회장 신현목

꽃엔 향기, 사람에겐 품격

무더운 한여름 한 수행자가 불을 쬐고 있었다. 그곳을 지나가던 스님 한분이 “당신은 어찌하여 이 무더운 한낮 더위에 불을 피워놓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수행자가 말했다.
“저는 지금 고행의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하하. 그대는 정작 쬐일것은 쬐이지 않고 필요없는 것만 쬐이고 있구려”
수행자가 벌컥 화를 냈다.
“쬐일 것과 쬐이지 않을 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씀입니까?”
“쬐일 것은 당신의 마음입니다.”
법구경에 마음은 모든일의 근본이 된다고 했다. 마음은 주(主)가 되어 모든 일을 시키는 것이니 마음속에 악한일을 생각하면
행동도 또한 그러하다.
법구경에 나오는 것과 같이 마음을 잘 다스리며 오늘을 살고있는 사람이 합덕읍에 살고있는 신현목씨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신현목씨는 합덕의 토박이로서 젊었을 때는 합덕읍 후경리에서 간척사업에 몸을 바쳤다. 손으로 바다를 막고 리어카로 갯벌을 메워 만여평을 옥답으로 만들었다. 물론 만평만 갯벌을 막은 것은 아니다. 가진 것이 없어 전주를 끌어들였고 신현목씨는 몸으로만 수만평의 원장을 만들었는데 전주와 나누어 가진 몫이 만평이 되었던 것이다. 원장을 만들기 위해 수년동안 육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어려움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고 무수한 고난과 고통을 참아가면서 땀과 피를 갯벌에 쏟아부었다.
갯벌을 막고 농사를 지어 먹거리를 얻어올쯤 원인모를 병에 걸려 몸져 누워 사경을 헤매었다. 그때 개시가 있었음인지 절에 가서 부처님 앞에 엎드려 빌었다.
“부처님께서 내 병을 낫게 해주시면 평생을 부처님 가르치심에 따르겠습니다.”
기도가 효험이 있었는지 며칠만에 깨끗하게 병석에서 털고 일어나 건강을 되찾았다. 그후 절에 다니면서 수행을 쌓고 계를 받아 원각(圓覺)이란 법명으로 불자의 길에서 한점의 흠도 없이 살고있는 사람으로 빛을 발산하고 있다.
꽃에 향기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품격이 있다. 꽃도 그 생명이 생생할때 향기가 신선하듯이 사람도 그 마음이 맑을 때 아름다운 품격을 지닌다.(세익스피어)
신현목씨는 10여년전에 경운기에 볏단을 가득히 실고 논에서 나오다가 경운기가 전복되어 그만 오른쪽 다리가 불구가 되어 절고 다닌다. 그러나 저는 다리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66세의 나이에도 덕산의 수덕사까지 한주에 두번씩 올라간다. 불교 교양대학에 강의를 받으러 가는 것이다.
사람이 왜 사는지 모르고 살고 있다면 그것은 마치 어디로 가는 기차인지도 모르고 남이 타니까 그냥 함께 타고가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평생교육으로 죽는 날까지 배워야한다는 생의 의미를 철저히 깨닫기 위해 교양대학에 나간다고 신현목씨는 강조한다.
기자 역시 노인이 되어서 그럴까. 지금은 그 정경을 맛보기 어렵지만 기차를 타고 여행하면서 창밖을 보면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어스름하게 해가 질 무렵 산골짜기의 조그만 초가집에서 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을 보면 한없이 마음이 평화로움을 느끼게 된다. 바로 이런정감을 신현목씨를 대하면 느낄수 있다.
신현목씨는 합덕에서 66년을 살고 있지만 그저 한사람의 농사꾼이었다. 밖으로 드러나게 큰 일을 한사람도 아니고 또 큰 돈을 내어 사회에 희사한 일도 없다. 그러나 산부처라고 별호가 붙을만큼 자비스럽고 인자한 성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칭송이 자자하다.
지금은 합덕읍 성동리에 있는 관음사 신도회장으로 있으면서 대웅전 재건에 온정성을 다 쏟고 있으며, 이 엄청난 불사에 백여명의 불자들에게는 힘이 겨운 일이지만 소신을 다하여 소임을 맡고 있다.
또한 대건노인대학의 학생회장으로 집안에서, 또 노인정에서 앉아서 소일하고 있는 노인들을 평생교육의 장인 노인대학으로 끌어들이는데 온정성을 다하고 있다.
어느 재벌총수의 독백이 생각난다.
“내가 돈을 이만큼 모았는데 잃은 것이 무엇인가? 자신을 향해 질문을 가끔 하게 된다.”
신현목씨는 비록 넉넉한 가짐은 아니더라도 이웃을 위해 사회의 밝은 빛으로 또 맑고 시원한 바람과 같이 작은 것이지만 정성되이 희사하고 봉사를 하는 감추어진 보석역할을 하고있다.
“눈을 뜨자. 멀쩡한 내 본래의 눈이 있는데 어째서 남의 눈에만 의존하려고 하는가. 눈을 뜨자. 사물을 내 스스로 보지 못하고 남의 눈으로 보아온 그릇된 버릇에서 벗어나면 된다(法頂 큰스님의 법어중에서)”

서금구/당진시대 객원기자
합덕대건노인대학장
363-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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