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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구의 사람아 사람아-이순희 송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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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야말로 선의 세계, 미의 세계다

조화야말로 선의 세계, 미의 세계다
이 순 희 송악면 반촌리

미국의 시골 서커스장 매표소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젊은 부부가 12살이하의 아들 8명을 거느리고 서커스장의 매표소에서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있다가 입장요금을 본 젊은 아버지가 표 살 돈이 모자라서 당황하고 있었다.
바로 뒤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중년의 신사가 말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20달라짜리 지폐를 꺼내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런 다음 몸을 굽혀 그것을 다시 주워들더니 앞에 서있는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여보시오 선생, 방금 당진의 호주머니에서 이것이 떨어졌소.”
남자는 무슨 영문인지 금방 알아차렸다. 그는 결코 남의 적선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절망적이고 당혹스러운 그 상황에서 뒤에 서있던 신사가 내밀어 준 도움의 손길은 실로 큰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 어린이를 데리고 온 남자는 뒤에 섰던 신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더니 손을 잡았다. 그리고 20달러 지폐를 꼭 움켜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맙소 선생, 이것은 나와 내가족에게 정말 큰 선물이 될 것이오”라고 하면서 표를 사서 8명의 어린이를 데리고 서커스장으로 들어갔다.
곱게 물들어 가는 단풍을 가슴에 품고 있는 산을 올려다 보고 있는 듯 아름답고 황홀스러우면서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한폭의 그림을 대하는 듯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보면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등 제 각각의 악기가 서로 잘하는 자와 못하는 자가 없이 모두 조화를 이루면서 훌륭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야 훌륭한 연주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곧 선(善)의 세계요, 미(美)의 세계이며 화(和)의 세계인 것이다.
공자님께서도 중용에 “우리는 여러사람과 화합하고 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세상의 일반 풍조에 휩쓸려 떠내려가서는 안된다”라고 하였다.
이순희씨!
우리들의 조상들은 복스럽게 생긴 처자를 보았을 때 부자집 맏며느리감이라고 했다. 그러면 부자집 맏며느리의 생김새는 어떠했을까. 얼굴은 둥근형이고 야위지 않아야 했고, 살빛은 흰편이고, 흉터나 잡티가 없어야 한다. 전체적인 골격은 풍만하고 건강한 편이며 머리카락은 검고, 숱이 많으며 표정은 부드럽고, 인중은 짙어야 하고 입술색이 붉은 편이어야 한다. 이와같은 형의 여인에게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건강체질이며, 인내심이 강하고 성격이 원만한 편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들을 낳을 확률이 크다고 생각했다.
이순희씨는 송악면 새마을부녀협의회장이다. 즉 각 마을 부녀회장단의 회장인 것이다. 협의회장을 맡아 활동한지 2년째이나 마을회장까지 합산하면 8년째 부녀회 활동을 하고 있다. 집에는 각 기관장들로부터 받은 표창, 공로, 상패들이 줄을 이어섰다. 그러나 충남도민의 날에 표창받은 모범도민 표창은 다른 종류의 패와는 성격이 달랐다.
이순희씨는 아산시 인주면의 넉넉한 집안에서 성장하여 23세때 송악면 반촌리 한씨댁으로 시집을 왔다. 어려운 살림에 7남매의 맏며느리로 들어섰는데 시부모님과 시동생, 시누이등 아침에 밥상을 차리면 열식구라는 대가족이 둘러 앉으니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막내시누이는 5살짜리 아기였단다. 이순희씨는 남편을 뺀 6남매의 이름을 입력시키기에 꽤 오랜시간이 걸렸단다. 터울이 2살이라 고만고만했다는 것이니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유교에서는 수신제가를 가장 강조했다. 수신(修身)은 시세말로 자기관리요, 제가(齊家)는 가정관리인 것이다. 이순희씨는 수신제가를 철저하게, 모범적으로 이행하면서 시집살이를 이겨냈다. 시부님을 뫼시고 연달은 시동생 시누이들, 손이 일일이 거쳐야만 했으니 가난한 살림에 남편은 직장인으로, 그러니 얼마되지 않는 논과 밭일도 도맡아야 했던 지난날. 또 자신의 자녀도 3남매를 두었던 것이다.
이순희씨는 금년에 은혼(銀婚)이다. 결혼 25주년을 맞는 해이다. 지금 젊은 주부들은 생각에도 못미칠 일이다.
시부부, 시동생등과 자신의 자녀까지 십여명이 한지붕 밑에서 한솥밥을 먹는 장면, 또 넉넉지 못한 생활등 TV드라마의 옛날 옛적편에 나오는 장면쯤 생각해 보는 것을 이순희씨는 실제로 살았으며 경험한 체험자이다. 옛날 같았으면 이순희씨 집입구에 열녀문 또는 효부문의 홍살문이 세워졌겠지만 충남도 모범도민의 영광된 표창으로 대신했던 것이다.
이순희씨는 가솔들과 자녀들이 자기자신의 몫을 스스로 할 때 마을 부녀회장을 맡아 헌신적으로 열심히 했다. 그 결과 면협의회장도 맡은 것이다. 송악면 새마을계 담당직원은 “봉사정신이 남다르고 부녀회를 이끌어가는 리더쉽이 대단하고 매사에 적극적이다”라고 칭찬이 대단하다. 집에서 세지 않는 바가지가 밖에 나갔다고 셀 수는 없는 것이다.
이순희씨의 삶의 철학은 “수레의 두 바퀴가 있어야 굴러가듯, 마을이나 면에서나 협동과 봉사라는 두 바퀴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서로 협동하면서 봉사정신이 철저해야 매사가 잘 굴러가게 되는 것을 수신제가에서 배웠습니다. 그래서 작은 단위인 마을에서부터 잘해야 면내의 모든 일이 순조롭게, 그리고 매끄럽게 되면서 발전과 향상의 깃발이 펄럭임을 가시적으로 피부로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순희씨는 많은 가족들의 앞장을 서 길을 열었다. 서커스의 표값이 모자라 당황하는 아버지를 뒤에서 도왔다. 그것은 직접적인 전달이 아니라 땅에 떨어졌던 20달러 지폐를 주워서 넘겨주는 슬기와 지혜가 가득한 삶으로 평화로운 가정, 서로 협동하여 잘 달려가는 송악면 부녀회의 튼튼한 틀을 만들어가는데 큰 일꾼의 역활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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