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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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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서 대중목욕탕 접고 만화방 열어
전자책·웹툰 등장으로 설 자리 잃어가

 

▲ 당나루책방

어렸을 적 동네에는 만화책방이 꽤 많았다. 좋아하는 만화책을 빌려 친구들과 돌려 보고, 다음권이 언제 나오나 오매불망 기다리며 만화방을 드나들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대여를 업으로 했던 만화방들이 차츰 문을 닫거나 복합놀이공간 형태의 ‘만화카페’로 바뀌어갔다. 변화의 흐름속에서 당나루책방(대표 임환빈)은 굳건히 만화 대여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22년 이어온 만화방

읍내동에서 나고 자란 임환빈 대표는 계성초, 당진중, 당진상고(현 당진정보고)를 졸업하고 수원으로 향했다. 이후 군대 제대 후 당시 정년퇴임을 한 선친과 함께 대중목욕탕을 운영했다. 20년간 대중목욕탕을 운영했던 임 대표는 점점 목욕탕이 대형화되고 고급화되자 사업을 접고 40대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어릴 적 책을 좋아했던 그에게 눈에 들어온 것이 만화방이었다. 당나루책방을 문 열고 올해로 22년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 작은 책방에는 만화책과 소설로 빼곡한 책장으로 가득하다. 책장 아래에 레일을 깐 슬라이딩 책장으로 수납공간을 극대화했다.

만화방에는 두 종류가 있다. 대여만 전문으로 하거나 휴게공간이 있어 24시간 운영하며 현재의 PC방처럼 음식을 제공하는 만화방이다. 당나루책방은 대여만 전문으로 한다. 만화방의 모든 벽면에는 책장이 있고, 책장에는 만화책과 소설책으로 빼곡하다. 책장 아래에 레일을 깔아 수납공간을 극대화한 슬라이딩 책장으로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두 곳만 남은 대여점

22년의 시간 동안 당나루책방은 상가 위치를 4번 옮겼지만 업종은 그대로 지켜왔다. 임 대표는 “당나루책방이 문 열 당시 시내에 만화방이 10곳은 있었다”며 “현재는 시내에 위치한 대여 전문 만화방으로는 당나루책방을 포함해 두 곳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객 대상층이 1/3은 학생, 2/3는 성인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 대부분 성인 손님들만 남았다. 전자책, 웹툰이 발달하면서 오프라인 만화방은 설 자리를 잃었다. 오프라인 만화방 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임 대표는 “이제 만화임대업은 사장된 산업”이라며 “4년여 전부터 임대료, 부수비용을 제하면 교통비도 안 나올 정도로 수익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자책 이용이 어색한 중장년층만이 오프라인 만화방을 이용한다”며 “종이책이 익숙한 세대가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전환되는 시대를 보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는 책방에서 보유하고 있는 만화책을 통해 국내 만화시장의 변화도 파악한다. 임 대표는 “보유한 만화책 95%가 일본 번역본이고 책방에 새로 들어오는 국내 만화작가는 3명 뿐”이라며 “국내 만화작가들을 많이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 임환빈 대표

“만화방 사라지지 않기를”

점점 어려워지는 경기에 그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언제까지 책방을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래도 2년~3년 정도는 더 당나루책방을 운영하고 싶다는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할 일이 있다는 게 좋다”며 “은퇴 후 소일거리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한다”고 전했다.

“다시 만화임대업이 살아났으면 좋겠어요. 만화임대업이 활성화되면 출판업도 일이 생겨 좋을 테죠. 적은 자본으로도 만화방을 운영할 수 있고, 다른 일보다 많은 신체적 활동이 요구되지 않아 장애인이나 노인도 할 수 있어요. 동네에 만화방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점심 오후 12시~오후 1시, 저녁 오후 6시~7시까지 문 닫음, 일요일 휴무)
▪위치: 당진중앙2로 229-8
▪문의: 357-3215

※이 기획기사는 2020년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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