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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1.03.05 00:00
  • 호수 360

집 나서기가 무서운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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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노리는 10대들의 대낮 날강도

집 나서기가 무서운 아이들

10대 노리는 10대들의 대낮 날강도
시내 번화가에서 한적한 주택가까지 포진
“코앞에서 당하는데도 옆에서는 몰라요”

죂 순성에 사는 증학교 2학년 아무개 군은 당진에 있는 학원 두군데에 다니고 있다. 그런데 이 학생은 얼마전 당진읍에 있는 학원에서 다른 학원으로 가던 중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모르는 형들에게 학원비를 통째로 빼앗겼다. 아무개군은 그날 이후 당진에 나오는 게 무섭다며 학원을 모두 그만두었다.
당진읍에 사는 중학생 한명도 바로 집앞에 있는 모 고등학교를 지나다가 여고생들에게 두달치 학원비 10여만원을 모두 빼앗겼다.
초등학교 4학년 아무개 어린이는 친구들과 함께 집을 나서기가 무섭게 자신의 용돈 3천원과 친구의 용돈 6천원 등 9천원을 모두 빼앗겼다고 돌아왔다. 죃
최근 이런 종류의 10대들의 대낮 날강도가 당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교복 또는 사복을 입은 중·고등학생이거나 심지어 초등학교 5~6학년 아이들로 혼자 또는 무더기로 다니면서 또래인 10대 아이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
대상은 자신들보다 나이가 어리면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가리지 않으며 노리는 것도 구분이 없다. 이 10대 날강도에게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잃은 것은 현금 뿐만이 아니라 지갑, 휴대용 카셋트 등 조금이라도 돈이 될만한 것들.
게다가 범행 장소가 일정하게 한정된 것이 아니라 터미널 근처 등 사람들이 혼잡을 이루는 곳에서부터 한적한 주택가에 이르기까지 워낙 광범위하며 그동안 피해를 입은 10대들 또한 워낙 많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설령 지금 강도행각이 벌어지고 있다 하더라도 웬만해서는 눈치챌 수 없는 방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속수무책이었다는 것.
최근 피해를 입은 한 어린이는 “자신이 사는 벽산아파트 입구에서 중·고등학생들로 보이는 너댓명에게 둘러싸여 협박을 당하는 무서운 순간이었는데도 어른들이 그냥 지나쳐 갔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인적이 느껴지면 일부러 피해학생들에게 다정하게 구는 척하며 눈길을 피했던 것이다.
한건 한건으로 나눠보면 어른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10대들의 삐딱한 비행이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면서 많은 아이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낮에 일어나는 범죄행위가 속수무책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또하나의 심각한 사회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금 당진은 마치 화려한 외관에 가려진 슬럼가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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