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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옥상
2006년 03월 17일 () 13:03:00 webmaster@mjmedi.com
   
 
왕따 고교생의 필사적인 탈출기

어느 날부터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TV 뉴스에 심심찮게 ‘왕따’라는 단어가 등장하더니 하나의 고유명사로 자리 잡으며 현재는 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물론 ‘왕따’ 문제가 필자가 학교 다닐 때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심각하게 생각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변하고, 정보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왕따’는 학교라는 또 하나의 사회를 뒤흔들어 놓으며 많은 학생들에게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었고, 심지어는 학교 폭력의 동기가 되거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특히 3월은 새 학교에 입학하거나 학년이 바뀌면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모든 국민들이 마치 내 일인 것처럼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방과후 옥상』은 바로 ‘왕따’에 관한 영화이다. 하지만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영화는 TV의 사회 교양물에서 다루는 심각한 왕따의 이야기가 아닌 밝은 왕따의 코미디 영화이다.
억세게 운이 없는 남궁달(봉태규)은 자신의 의도와는 반대로 늘 일이 꼬여 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받다가 결국 1년간 왕따탈출 클리닉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전학과 함께 새 삶을 시작하려 한다.
남궁달은 전학 간 학교에서 왕따탈출 클리닉 동기 얌생(김태현)을 만나게 되고, 얌생이 전수해준 바른 학교생활을 위한 조언을 듣게 된다. 하지만 운 없는 남궁달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학교짱 재구(하석진). 재구는 남궁달에게 ‘방과후 옥상’에서 보자는 말을 남긴다.

이렇게 『방과후 옥상』은 주인공이 방과후에 옥상에서 학교짱과 대결을 벌여야 되는 상황을 놓고, 오전부터 방과후까지 남궁달이 어떻게든지 그와 만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가려고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중간중간 타이머를 관객에게 보여주면서 남궁달의 애타는 심정을 표현하고 있고,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곳곳에 배치하면서 웃음을 주고 있다.
마치 『말죽거리 잔혹사』의 현대 코미디 버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영화만의 매력은 왕따의 문제를 음울하게 표현하지 않고, 그의 변해가는 모습을 밝은 터치로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고등학교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내용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에 그 나이 또래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이나 행동들로 인해 나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감독을 맡은 이석훈 감독은 신인감독 답지 않게 잔잔한 유머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많은 부분을 매우 매끄럽게 진행시키고 있다.
신인감독과 신인배우들이 만들어 나가는 코믹발랄한 왕따 탈출기, 『방과후 옥상』은 인지도가 낮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비성수기인 3월 한국영화계에 신선한 활력소가 될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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