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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01.03.12 00:00
  • 수정 2017.08.10 17:02
  • 호수 361

당진동화읽는어른김미영 초대회장이 추천하는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집착과 소유로 얽힌 일상에 명쾌한 펀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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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지음
열림원 펴냄
값 7,800원

김미영
당진동화읽는어른
초대회장
독서지도사로 활동

집착과 소유로 얽힌 일상에 명쾌한 펀치를
젊은 한국 시인이 본 인도인의 가치

“그대에게 세가지 만트라를 전수시켜주기 위해서 왔다. 이 세가지 만트라를 기억한다면 그대는 다른 누구도 스승으로 섬길 필요가 없다. 그대의 가장 완벽한 스승은 그대 자신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첫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너 자신에게 정직하라. 세상 모든 사람과 타협하지라도 너 자신과 타협하지는 말라. 그러면 누구도 그대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찾아오면 그것들 또한 머지않아 사라질 것임을 명심하라.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기억하라.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해도 넌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을 것이다.
세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누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거든 신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마치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네가 나서서 도우라.”

아무런 희망도 없는 절망감 속에서 ‘노 프라블럼’(No Problem)을 외치기는 어려운 일이다.
가진 것도 없고 기대할 것도 없는 상황에서 여전히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노 프라블럼’이라니.
인도인들의 자유로운 삶을 구가하는 해답이 이 짧은 말에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에 끊임없는 화두를 던져주는 나라, 아직도 지구상에 유일하게 콜라가 장악하지 못했으며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를 해탈의 경지로 지키고 있는 곳이 인도이다.
그들만의 정신적 평화와 자유로움은 집착과 소유욕으로 쓸데없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답답한 일상에 명쾌한 펀치를 날려준다.
두해 전이었던가. 복잡한 문제로 한참 머리가 무거웠을 때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만났다. 하늘 호수에 담겨진 현자들의 지혜와 깨달음의 경지는 내게 청량제와도 같은 웃음과 감동을 던져주었고 생각의 틀을 깨는 계기를 주었다.
이 책은 가장 인도다운 모습을 깊은 울림으로 전해준다.
기인적인 그들의 행동과 언어에서 우리가 붙잡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들은 삶의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준다.
현대문명과는 도저히 역행적이며 기차가 연착하거나 버스기사가 차를 세워놓고 친구를 만나 한참을 차를 마시고 있어도 그들은 ‘노 프라블럼’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하면서도 그들의 사고와 여유가 부러웠다.
아무리 어려운 현실이 주어져도 비관하거나 불만이 없는, 애초부터 모든 문제를 달관한 현실긍정주의의 자세, 그것은 그 반대로 스스로 우월하다고 자처하며 살고 있는 도시문명인들에게 일타를 가해주는 삶의 방식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흐르고 그 흐름에 적응하고 살면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끝냈을 때, ‘느리게 살자’, ‘그러면서 주변의 것을 찬찬히 살펴보고 하나하나 음미하는 여유를 가져보자’라는 만트라가 내게 남겨졌다.
오늘도 자꾸만 바빠지는 마음을 지그시 늦추어 본다. 몸과 마음을 고갈시키며 에너지가 바닥이 나야 일에서 손을 놓는 나의 아집에게 그렇게 바쁘게 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매일 아침 자신에게 주문처럼 되뇌인다.
‘천천히, 넉넉하게, 느리게 살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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