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고향을 버리고 싶어 버리는가" 국화도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서 당진 용무지에 내다팔며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양일부(61세)씨는 조상의 묘소가 있는 고향인 만큼 파괴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호의호식은 않더라도 생계는 유지해야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과거에는 그야말로 황금어장이었던 국화도 앞 바다에 석문방조제가 들어서고 당진화력이 가동되면서 더 이상 어업으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양씨는 "고기는 사람보다 먼저 안다"며 "바다 고기도 민물을 먹어야 하고 갯고랑에서 산란을 해야 하는데 방조제로 막히다 보니 더 이상 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조제가 들어서면서 어획량이 감소했음에도 당진군은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간접피해 보상을 하지 않아 10여년간 소송을 하며 싸운 결과 99년도에야 승소해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바다가 유일한 삶의 터전이며 생계수단이라는 양씨는 황폐화된 바다에서 더 이상 희망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지금 상태에서는 육지로 나가도 할 수 없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평생 바다만 바라보며 생활한 어민들에게 육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 양씨는 "핵폐기물 처리장을 신청해서 유치된다면 좋겠지만 유치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한숨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