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고대면 항곡리 할머니들이 모처럼 분단장을 하고 따사로운 봄 햇살아래로 나왔다. 오늘은 영정사진을 찍는 날. 이 마을출신의 출향인 한모씨(서울거주, 사진작가)가 고향의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로 영정사진을 찍어드리기로 한 날이다. 이별의 순간에도 새색시같은 고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할머니 마음이 화사한 한복차림에서 묻어난다. 한씨는 이날 고향 어르신 50여분에게 이같이 귀한 선물을 만들어 드렸다. 한씨는 “부모님이 고향에 계시는 데다 어르신들에게 의미있는 일이 될 것같아 영정사진을 찍어드리게 됐다”며 “사진이 나오면 액자에 넣어 선물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고향에 동기들이 많아 알려지는 게 멋쩍다”며 이름 밝히기를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