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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끝내 세상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2006년 04월 06일 () 09:00:00 webmaster@mjmedi.com
   
 
조선시대 명가의 내력과 가풍 탐구

“醫者라면 으레 黃帝軒轅과 天師岐伯을 말한다. 軒轅과 岐伯은 위로 하늘의 기틀을 깊이 연구하고 아래로 사람의 도리를 다하여서, 마땅히 글로 쓰고 입으로 말하기를 가벼이 하지 않았으나, 오히려 素問을 설명하고 難經을 저술하여 法이 후세에 드리워졌는데 醫書가 있어도 軒岐의 그것과는 오직 멀기만 하도다. 위로는 倉公 淳于意와 扁鵲 秦越人에서부터 아래로는 劉完素, 張從正, 朱震亨, 李고에 미치기까지 뛰어난 사람들이 계속 일어났어도, 論說은 엉클어지고 剽竊만 줄지어 늘어나서 다투어 門戶를 세우니 책은 더욱 많아졌으나 술법은 더욱 어두워져, 이들과 靈樞의 본지와는 서로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것이 드물다. 세상의 庸醫가 窮理를 이해하지 아니하고, 더러는 經書에 訓고를 더하여 자기만 쓰기 좋도록 하고, 더러는 본래의 常道를 흐리게 하여 變通을 알지 못하며, 분별하고 선택함에 어두워 그 關鍵을 잃으니, 구하여 사람을 살려야 하나 사람을 죽이는 자가 많도다…”

이것이 무엇인가? 바로 우리 한의사들이 가장 많이 보는 책으로 알려진 ‘東醫寶鑑’에 있는 서문이 아니던가! 바로 月沙 李廷龜(1564~1635)의 글이니 당대의 명문장을 우리는 너무나 익숙히 보아온 셈이다.

그가 누구인가! 이정구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이미 국가적 외교의 임무를 띠고 여러 차례 중국에 드나들며 잘 알려져서, 당대의 내노라하는 문장가들과 서로 깊이 교류를 가지며 친숙해질 정도의 뛰어난 인재이다. 열 정승이 대제학 하나만 못하다는 말처럼 명가에 대한 평가는 文翰의 전통에 따른다 할 것인데, 월사 가문의 전통은 구국의 문장가로 칭송받은 이정구의 출현과 더불어 이후 李明漢(1595~1645), 李一相(1612~1666)으로 이어지는 무수한 저술 활동을 통해 기호학파의 학풍을 크게 진작시킴으로써 17세기 최고의 문벌을 형성했다.

이러한 연안 이씨의 가문을 일으킨 월사의 눈에 비친 생명에의 연민은 ‘구하여 사람을 살려야 하나 사람을 죽이는 자가 많도다’로 표현함으로써 醫者의 참되지 못함을 꾸짖었고, 金元四大家에 이르기까지 이전의 수많은 명의들이 가져온 업적들도 ‘다투어 門戶를 세우니 책은 더욱 많아졌으나 술법은 더욱 어두워져’로 표현함으로써 한낱 보잘 것 없는 것들로 격하시켜 버렸다. 그만큼 ‘東醫寶鑑’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한 것이었기에 그는 “진실로 醫家의 寶鑑이요 濟世의 良法”이라고 당당히 내세웠다. 그리하여, 이어진 집례에서 許浚은 “醫藥의 道가 줄과 같이 끊어지지 않았으니 우리나라의 의학도 東醫라고 일컬을 수 있다”고 일갈했던 것이다.

이 책은 월사의 가문과 아울러 충절과 학문으로 명가를 이룬 안동 김씨의 청음 김상헌 가문, 타협하지 않는 지성의 강단으로 명가를 이룬 반남 박씨의 서계 박세당 가문, 출사와 은거의 조화로 이룬 명가의 전통을 심은 한산 이씨의 아계 이산해 가문을 소개하고 있다. 오늘날 경제적 지표로 명가를 평가하는 세월 속에서 과연 우리가 어떠한 품격을 지켜야 할 것인지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 깊이 있게 음미해야 할 것이다. <값 1만3천원>

김홍균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醫學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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