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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부인(1956년 작)
2006년 04월 06일 () 09:00:00 webmaster@mjmedi.com
   
 
옛 영화와 함께 만끽하는 봄날

봄이 되면 늘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느끼게 된다. 특히 우리집 마당에 있는 나무를 보고 있으면 그들에게 어떤 소식이 전해졌기에 때에 맞춰 꽃을 피우고, 새싹이 돋아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무심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어느 덧 목련 나무에는 하얀 꽃들이 활짝 피어 있다. 아직 추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봄을 알려주고 싶은 것처럼 해맑게 웃으면서 말이다.

영화 또한 그렇다. 올해 봄에 개봉되는 영화들을 보면 상당수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련함 속에서 옛 추억을 되새겨 보거나 현재의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에 사랑 이야기는 아니지만 옛 한국 영화를 접해 보는 것 또한 뭔가 신선함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봄맞이 퀴즈를 하나 낼테니 맞춰보시기 바란다.

‘중공군 2개 사단보다 더 위험한 적’이라고 불려졌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은 무엇일까? 정답은 정비석 소설을 영화화 한 『자유부인』이다. 이 영화를 봤든 안 봤든 간에 『자유부인』은 누구나 알고 있는 제목일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분명 무서운 영화는 아니지만 왜 그토록 위험한 영화라고 했냐면 그만큼 대중들에게 당시로는 센세이션한 어필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성실한 대학교수 장태연(박암)의 부인 오선영(김정림)은 화교회라는 모임에 나가면서 춤바람이 난다. 선영의 탈선행위는 아들과 장 교수의 행색을 초라하게 하고 이를 눈치 챈 은미는 교수를 동정한다. 그러다가 선영은 은미와 장 교수의 관계를 의심해 장 교수를 추궁한다. 하지만 선영의 탈선은 계속되어 외간 남자와 호텔까지 가지만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자유부인』은 1956년 작품으로 한국전쟁 이후 유입된 미국 문화의 영향인 사교댄스 바람을 그리고 있으며,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지금은 대다수의 드라마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불륜’이지만 『자유부인』에 표현된 불륜은 색다르게 다가오고 있다. 영화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하듯이 근대화 되어 가고 있는 서울의 모습과 댄스홀, 가수 백설희 씨가 부르는 노래들을 통해 마치 1950년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자유부인』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출시한 고전 영화 DVD 콜렉션 중의 하나로 깨끗한 화질과 함께 영화출연진, 스탭, 평론가들이 영화에 대해 얘기하는 설명이 들어 있어 디지털 시대의 영화 속에서 옛날 영화의 향수를 진하게 느끼게 해준다. 나른한 봄날에 모든 가족들이 둘러 앉아 영화를 통해 과거 여행을 떠나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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