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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주먹(Raging Bull)
2006년 04월 21일 () 13:04:00 webmaster@mjmedi.com
   
 
인생의 봄날을 생각하며…

요즘 각 지자체별로 벚꽃 축제가 열리고, 길가에는 각종 꽃들이 활짝 피어 있는 것을 보면서 완연한 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황사라고 하는 별로 반갑지 않은 자연현상이 가끔 찾아와 심히 불편하지만 여하튼 봄은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인생의 봄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 같다. 결국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과 같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 봄이라는 희망을 성취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인생의 봄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언제나 영원히 그 봄이 유지될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제대로 자신을 관리하지 못한 채 아쉽게도 또다시 인생의 계절 변화를 느껴야만 한다. 『분노의 주먹』의 실제 주인공인 제이크 라모타라는 권투 선수 역시 고생 끝에 얻은 자신의 봄을 놓쳐 버린 인물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그의 인생을 덤덤하게 흑백으로 스크린에 표현하고 있다.

무명 복서 제이크(로버트 드 니로)는 무패전적을 자랑하는 슈거레이 로빈슨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유명 복서가 된다. 이후 그는 자신의 인생이 성공적일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부인과 이혼하고 15살 된 비키(캐시 모라이어티)와 결혼한 그는 그녀와 형(조 페시)과의 관계를 의심하는 등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분노의 주먹』의 원제는 『Raging Bull』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성난 황소』로 영화 속 권투 선수 라모타의 별명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1980년에 개봉한 영화로 최근 DVD로 출시되어 영화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또한 『분노의 주먹』에서 알고 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최근 우리나라 배우들도 연기를 위해 몸무게를 마치 고무줄처럼 늘였다가 줄였다 하듯이 『분노의 주먹』에 출연했던 로버트 드 니로 역시 권투 선수일 때의 라모타와 은퇴 후에 살이 쪄버린 라모타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무려 25kg을 늘여서 연기를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게 로버트 드 니로는 한 인물의 인생 역정을 표현한 영화답게 다양한 캐릭터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며 영화의 재미를 한껏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 권투 선수가 나온다고 해서 권투 영화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영화는 일반 권투 선수를 다룬 영화와 달리 주인공의 삶을 따라가면서 그의 성공과 함께 그의 폭력성과 광기 어린 성격에 초점을 맞추며 서서히 파멸을 맞이하는 모습을 동시에 그리고 있다. 이 영화의 백미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링 위에서 섀도우 복싱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슬로우 모션으로 표현한 오프닝 장면이다. 이 장면은 아련한 음악과 더불어 한 번 보고는 잊혀지지 않을 만큼 유명한 명장면 중에 명장면으로 손꼽히고 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로버트 드 니로 콤비가 만들어낸 인생 드라마를 다양한 서플먼트와 함께 만나볼 수 있는 기회로 자멸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인생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해줄 것이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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