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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발의 기봉이
2006년 04월 28일 () 13:05:00 webmaster@mjmedi.com
   
 
엄마를 위해 오늘도 달린다

2002년 6월, 대한민국은 붉은 색과 ‘대~한민국’이라는 함성 속에 들썩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에 올라간 것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사람들도 있었다. 바로 그 때 개봉했던 영화의 관계자들이다. 때마침 2002년 한국영화계에는 거액의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 영화 2편이 개봉했었는데 소리 소문 없이 개봉했다가 간판을 내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2006년 6월,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4년 전의 행복한 기억을 떠오르기 위해 하루하루를 기다리고 있고, 영화인들 역시 당시의 악몽을 피해가고자 ‘월드컵 쓰나미’라는 명목 하에 4월말부터 줄이어 영화 개봉 스케줄을 잡고 있다. 그래서 원래 영화 흥행을 위해 최대한 라이벌 영화의 개봉 일자와 다르게 잡는 것이 관례임에도 불구하고 굵직굵직한 영화들이 비성수기에 한꺼번에 개봉된 것이다. 그 중 한 작품이 『세상에 이런 일이』나 『인간극장』 같은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뭇사람들에게 알려진 엄기봉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맨 발의 기봉이』이다.

40살임에도 불구하고 지능은 여덟 살 어린이와 같은 노총각 기봉이(신현준)는 동네 허드렛일을 하면서 얻어오는 음식거리를 엄마에게 빨리 가져다주고 싶은 마음에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집으로 뛰어가 따뜻한 밥상을 차리는 효자다. 어느 날 우연히 그 지역에서 열린 달리기 대회에 엉겁결에 참여하여 입상을 하게 된 기봉이의 재능을 기특하게 여긴 백 이장(임하룡)은 기봉이를 ‘전국 아마추어 하프 마라톤 대회’에 내보내기로 하고, 기봉이의 트레이너를 자처하며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간다.

마라톤과 장애라는 소재 때문에 『말아톤』이나 『포레스트 검프』와 같은 맥락 속에서 볼 수 있지만 『맨 발의 기봉이』는 엄마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는 기봉이의 따뜻한 무공해 웃음이 돋보이면서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또한 무사나 도회적인 이미지로 연기를 했던 신현준이 장애인 역할을, ‘일용 엄니’의 김수미가 허리 굽은 팔순의 엄마 역을 무난하게 소화해 내면서 이 영화를 살리고 있다. 여기에 임하룡과 탁재훈 부자의 양념 연기도 볼 만하다.

부모에게 삐뚤어져 나가는 정상인과 올바르게 나가는 장애인의 모습을 대비하면서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맨 발의 기봉이』는 실화이기에,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이기에 영화는 태생적으로 약점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 그것을 떼어내려고 노력을 하지만 수많은 이야기 가지만을 보여준 채 관객을 끝으로 집중시키기에는 힘이 달린다. 그러나 가정의 달인 5월에 온 가족이 함께 보며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는 데는 손색이 없을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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