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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2006년 05월 19일 () 14:01:00 webmaster@mjmedi.com
   
 
독특한 가족의 이야기

최근 종영된 『불량가족』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사고로 부모와 친척을 잃은 한 소녀를 위해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유사가족을 이루어 살다가 결국 가족 구성원들끼리 서로 사랑하고, 결혼하면서 나중에는 진짜 가족이 된다는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이는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가족의 의미를 색다르게 재해석하면서 혈연관계에서 비롯될 수 밖에 없었던 가족에 대한 관습을 해체하면서 대안 가족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가족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차이가 난다. 예전에는 『전원일기』 같은 드라마를 통해서 몇 대에 걸쳐 오순도순 살아가는 정상적인 가족의 형태를 보여줬다면 얼마 전까지는 편부와 편모의 가족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주 소재로 했다. 하지만 최근의 경향은 분명히 제목에는 ‘가족’을 명기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우리가 아는 가족과는 상이하게 다른 형태의 가족들이 등장하는 특이성이 있다. 이번에 개봉 된 영화, 『가족의 탄생』도 그 선상에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홀로 분식집을 운영하는 미라(문소리)는 몇 년만에 만나는 동생 형철(엄태웅)을 맞이하고 기뻐하지만 형철은 곧 자신의 부인이라면서 20년 연상의 무신(고두심)을 소개하게 되고, 얼마 후에는 무신의 전 남편의 딸인 채현이가 찾아오면서 새로운 가족을 이루게 된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사랑이라면 만사 오케이인 엄마(김혜옥)의 뒤치다꺼리를 하다가 남자친구와의 애정 전선에 문제가 생긴 선경(공효진)의 모습을 보여주고, 세 번째 에피소드는 성장한 채현(정유미)과 선경의 동생 경석(봉태규)의 힘든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족의 탄생』은 얼핏 봤을 때 하나의 스토리로 진행되는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3개의 독립된 이야기가 있는 옴니버스 영화이다. 하지만 이 3개의 이야기가 각각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에피소드를 아우르며 이 영화에서 관객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공동 연출했던 김태용 감독의 작품으로 그만의 스타일이 영화 속에 잘 녹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화의 단점은 하나의 이야기를 따라 가는 것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을 주지 못한 채 산만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과 큰 줄기의 이야기보다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 탓에 약간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족의 탄생』은 그러한 우려를 이름만 들어도 가늠할 수 있는 배우들의 연기로 인해 어느 정도 커버되고 있다. 오히려 매우 독특하고, 영화다운 설정이 돋보이는 『가족의 탄생』이 걱정되는 것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틈 속에서 개봉된다는 점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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