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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코너 92]조직과 패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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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코너 92
조직과 패거리

얼마전 유원지에서 있었던 일이다.
젊게 볼 수 있는 삼사십대 친목회원들이 이른 저녁을 먹고 그 식당지하의 가요주점에서 오색불빛 아래 열심히 흔들고 있었다. 등에 걸친 셔츠에 땀이 배도록 무르익었을 때 경로관광을 나선듯한 노인들께서 주점 한켠에 자리를 잡으셨다. 그런데 그분들은 맥주잔을 들었다 놓았다 하실 뿐 무대를 통채로 차지하고 허리 부러지도록 뒤트는 젊은이들을 잠자코 바라보시고 있었다.
그때 한 젊은이가 맨 앞자리 어른의 손을 잡고 노래를 제의했다. 그리고 또 한분을 모셔 같이 춤을 추었다. 그러자 세명 네명 합류하더니 곧 남녀노소가 무대를 꽉차게 뒤엉키었다. 같이 부르고 마시며 흔들고 그렇게 한시간을 보냈다. 그후의 얘기다.
양쪽 모두 비싼 술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감에 젖었고 정말 멋있는 추억거리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처음에 노인분들을 무대위로 한 두분 모실 때 판을 깬다고 찡그린 젊은이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불만은 금방 기쁨 아래로 사그러 들었다.
어느 조직이나 모임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또다른 단체나 일반인들을 배척하고 경원시 한다면 자기들도 외부로부터 그렇게 대접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됨은 예정된 결과다.
우리 주변에는 크고작은 모임체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좋은 일도 열심히 하고 운영도 바람직하게 하는 모습에서 칭찬과 부러움을 사는 훌륭한 단체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주위로부터 패거리 소리를 듣는 경우도 없지 않음에 씁쓸할 때가 있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외부에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끼리끼리의 이기에 깊이 빠지면 금방 패거리로 치부된다.
그 조직과 모임이 크고 작은 게 문제가 아니다. 작게는 친목회로부터 크게는 국가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는 패거리 정권집단이라는 말을 귀가 솔토록 들어왔다. 본래의 설립취지나 목적이 선의의 집단이었지만 오히려 의욕적일 때 자칫 단체 이기주의에 빠지기 쉽다. 그러므로 리더는 항상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작금 많은 단체들이 건전한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사회적인 약자의 모임이라 해서 억지부리고, 힘이 있다고 해서 으시대면 그또한 패거리로 몰리기 십상이다.
패거리는 발전에 한계가 있다. 잘못된 사랑은 병이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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