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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2001.05.14 00:00
  • 호수 370

좋은 엄마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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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정을 위한 미술치료

좋은 엄마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냐

내 욕심이 있는 자리에 아이를 세워야 하기 때문이지
행복한 가정, 행복한 아이를 위해 엄마들이 모인 자리

이영남씨는 아이 셋을 가진 엄마. 아이가 셋인 데다가 제각각 나이터울이 많아 어디 한군데 비슷한 점이 없을 만큼 개성들이 강하다. 이씨는 아이들에게 적절한 역할을 하기 위해 먼저 아이들 한명 한명을 먼저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덟살, 다섯살 남매를 둔 유정아 씨는 큰 아이의 공격성 때문에 걱정이 많다. 그러나 혼자서는 원인을 제대로 찾을 수 없고 더구나 현명한 대처방안을 찾을 길은 더더욱 없다.
홍희자씨는 시누이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어린 조카아이가 그림을 그렸는데 그린 그림마다 하나같이 엄마가 빠져있더라는 것. 아이의 인지와 정서, 나아가 엄마와의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위기감으로 치료를 받았다는 얘기였다.
유아교육기관에 종사해온 이주리 씨는 잠시 휴직중이다. 이씨는 복직했을 때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길을 찾고 있다.
장명옥 씨는 아이 셋을 둔 엄마. 마치 전쟁터에서 사는 듯한 그녀는 누구보다 자기자신이 신경질적이고 폭력적으로 되어간다는 느낌에 사로잡혀 있다. 그녀는 자신의 문제와 원인을 알고 해결해야만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로 나이 30대를 전후한 이 주부들의 공동 관심사는 “우리 아이, 어떻게 잘 자라도록 도와줄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도움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신뢰와 호의적인 관계가 먼저 이루어져 있어야 하기 때문에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을까”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러한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하므로 “어떻게 하면 좋은 환경,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고민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엄마 자신의 행복, 가족 모두의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이 주부들이 지금 한자리에 모여있는 것은 그런 공통된 이유 때문. 또한 그들이 공통적으로 ‘미술치료’라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택했다는 표현이 걸맞지는 않다. 심리이해, 관계개선을 위한 대중프로그램이 당진에 더는 없기 때문이다.
주부들은 수요일 오전 10시 유림회관 3층에 마련된 미술치료실을 찾았다. 5월 9일 이날은 미술치료에 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대구대학교 김용운 박사의 강의 녹화 비디오를 먼저 시청했다.

<미술치료란 상한 감정의 치료에 미술을 적용하는 것이기도 하고 치유로서의 미술을 뜻하기도 한다. 그림은 무의식을 표현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의도적인 자기방어나 숨김이 없이 각자의 심상과 욕구를 그대로 드러낸다. 또한 심상은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이기 때문에 각자의 경험의 세계, 즉 대상과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뿐만 아니라 그림활동은 자유로운 표현 그 자체로써 창조성과 신체에너지를 발달시켜 인격의 개방과 통합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designtimesp=29276>

아이들이 집에서 그려놓은 그림을 내놓고 분석하는 차례가 되자 흥미있는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아이들은 가족에 대한 상징적 표현에서 아빠를 사자로 표현하기도 했고 돼지로 표현하기도 했다. 대개의 아이들이 아빠를 사자로 그린다는데 대부분 아빠가 권위를 가지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왕’의 위치에 있다는 상징이다. 아빠를 사자로 표현한 한 아이는 아빠의 얼굴모습을 그리는 것이 힘들었음을 보이는 흔적을 남겼다. 그것은 아빠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다. 이 경우 아빠가 좀 더 태도를 부드럽게 하여 아이의 두려움을 누그려뜨려 주어야 한다.
돼지로 표현된 아빠는 좀 더 편하고 좋은 관계의 아빠다. 하지만 이 아이는 물고기 가족을 그린 그림에서 엄마를 빼놓았다.
“아이 말이 글쎄 상어가 엄마를 먹어버렸다는 거예요. 그래서 상어가 배불렀으니까 이젠 아무도 먹힐 염려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림을 그린 아이의 엄마는 속이 상한 듯 말했다.
분석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엄마는 매사를 따지고 완벽하게 처리해야 하는 완벽주의적인 성격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아이는 이런 엄마가 없을 때 비로소 안도감을 갖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엄마는 사사건건 나서는 일을 자제하고 아이들과 우호적인 아빠로 하여금 그 역할을 대신하도록 해야한다.
자리를 함께한 엄마들은 그림분석을 통해 자녀들이 엄마-아이관계, 아빠-아이관계, 엄마-아빠관계, 형제자매들과의 관계를 현재 어떻게 경험하고 있으며 그것이 지금의 성격과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보았다. 엄마들의 궁금증이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엄마자신의 행동과 태도변화로 집집마다 분위기가 바뀌어질 때 아이들은 보다 우호적인 경험들을 하게될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들의 협조가 필수.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이란 부모의 역할이 균형을 이룬 가운데 서로 마주보고 살아가는 친밀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대상관계 심리학 이론을 정리한 위니코트(Winnicott)의 책 제목 [울타리와 공간]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아버지를 ‘가정이라는 공간을 안전하게 지키는 울타리’로, 어머니를 ‘울타리안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울타리가 없으면 아이들은 불안정하고 공간이 없으면 아이들은 자신을 펼치지 못한다.
하지만 함정이 하나 있다. 아버지가 있다는 것, 어머니가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아이가 자부심에 넘치면서도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정서적으로 건강한 아이로 자라려면 그것이 좋은 울타리, 좋은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를 엮은 칼 로저스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 중 한가지는 훌륭한 가정을 가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가정은 미래에 성인이 되어 사회를 구성할 한 사람의 인간성과 자질을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사랑과 배려와 존중을 받고자란 아이는 남을 사랑하고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알 것이다.
그래서 마더 데레사는 세계의 평화를 바라는 사람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 먼저 일하라고 말했다.

김태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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