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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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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노정길 / 초락교회 담임목사

나무들이 모여서 왕을 세우기로 했다. 먼저 감람나무에게 왕이 되어달라고 청하자 “나는 기름을 내어 하나님과 사람을 영화롭게 하는데 내가 어찌 그것을 버리고 너희들 위에 요동하랴”며 거절했다. 다음 무화과나무에게 청하자 역시 “나는 아름답고 맛있는 과일을 내는 일을 저버리고 어찌 너희를 위해 요동하랴”, 다음 포도나무에게 청하자 “나는 새술로 하나님과 사람을 기쁘게 하는데 그 일을 저버리고 어찌 너희들 위에 요동하랴”하며 한결같이 거절하자 마지막으로 가시나무에게 “네가 우리 왕이 되어주렴” 하자 가시나무는 기다렸다는 듯이 “너희들이 나를 왕으로 삼겠다면 내 그늘로 와서 피하라. 만일 그러지 않으면 내게서 불이 나가서 백향목을 사르리라”
이것은 성서에 기록된 첫번째 우화(寓話)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땅에 정착했으나 원주민 미디안 종족에 압제를 당할즈음 미디안 종족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한 난세의 영웅이 기드온이다. 기드온이 나이가 많아 임종하자 그에게 70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중 첩에게서 난 아비멜렉이란 자가 그 형제 70명을 다 죽이고 외가가 있는 세겜땅으로 가서 자칭 이스라엘의 왕이라고 선포했다. 이때 구사일생 목숨을 건진 배다른 형제 요담이 이 악한 지도자, 자격 미달자를 비꼬아 고발한 내용이 우화의 배경이다.
실제 아비멜렉은 권력을 잡고 통치자가 되었으나 비참하게 죽는 것으로 그 일생을 맺는다. 아비멜렉이 진정한 지도자의 자격이 미달된 이유는 부모배경을 등에 엎고 권력을 세습하겠다는 것과 친인척(문중) 연줄을 붙잡고 출세하겠다는 것과 권력쟁취를 위해 무력을 동원하고 사람을 죽인 일 등이다(모함도 죽이는 일이다).
당진땅에 참다운 지도자는 있는가? 모두가 내가 지도자라고 자처하면서 이권이나 명예, 생색내는 데는 구름 몰리듯 몰리나 욕먹고 돈쓰고 고생하는 자리는 외면하고 방관하는 현실을 보면서 당진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최소한 몇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된다고 본다.
그 하나는 당진 사랑의 열정이 펄펄 넘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너무 착해 어리숙한 내 형제들을 등쳐먹는 사람들에게서 지켜내고 버림받고 외면당하는 농촌을 지키느라고 허리가 휜 우리이웃들을 위로하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 이를 위해 내 돈쓰고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당진을 위해서 희생할 수 있는 사람, 팔짱만 끼고 입으로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동참하는 사람이 정녕 당진의 지도자 자격이 있다고 본다.
그 둘은 당진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당진을 배우고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당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을 수 있는 혜안을 갖기 위해서 당진이 갖고 있는 보물은 무엇이며 안타깝게도 사라져가는 것은 무엇인가 알기 위해서 어느 들녘, 어느 산자락, 어느 해변가, 어느 골목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 당진을 공부하고 당진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그 셋은 여기서 뼈를 묻을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돈만 벌면 떠날 사람, 환경이 오염되면 이사갈 사람, 정년이 되면 보따리 쌀 사람은 진정한 당진지도자의 자격은 미달이다. 이것은 당진은 당진사람으로만 해야 한다는 식의 지역주의, 지방주의자들의 주장과 사고방식과는 다르다. 당진이 제2의 고향이든, 제3의 고향이든 당진땅을 죽기까지 사랑할 각오가 없는 사람이면 당진의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본다.
이권이나 검은돈의 유혹에 초연하면서 오늘 뿐 아니라 자손대대로 물려줄 당진을 사심없이 사랑하고 아끼는 진정한 당진의 지도자는 누구인가?
몇사람의 이름만 오르내린다고 비판하기 전 나는 얼마나 사심없이 깨끗하게 당진을 사랑하고 당진의 아픔에 고민하면서 몸으로 동참했는가를 반성해보면서 이제라도 각자의 실력대로 맡은 여러분야에서 마음껏 힘껏 참여한다면 좋은 지도력이 있는 훌륭한 당진, 저력있는 무서운 당진이 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지도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울고 그러나 남모르게 희생하고 땀 흘릴 때 모든 사람이 알아주고 추앙받는 지도자가 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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