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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1.06.25 00:00
  • 호수 376

산속으로 도망친 소 세마리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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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 천의 주민들 두달째 속앓이 사연

<정미> 산속으로 도망친 소 세마리 때문에 동네 주민들이 벌써 두달째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미면 천의1리에서는 지난 5월초 이 마을 문모씨가 한우 세마리를 소장수에게 팔아 넘기려고 트럭에 싣는 과정에서 몽땅 놓쳐버린 사건이 일어났다.
문씨가 이날 놓쳐버린 소는 어미소와 송아지 그리고 황소 1마리. 탈출에 성공한(?) 소들은 곧바로 숲이 우거진 문씨네 뒷산으로 도망친 뒤 내려오지 않았다.
동네 주민들이 속을 끓이기 시작한건 그로부터 며칠 뒤. 산속으로 도망친 이 소들이 먹을 것을 찾기위해 심야에 민가에 내려오면서 부터다. 굶주린 소들은 다 여문 완두콩부터 시작해 옥수수, 강낭콩 등 애써 재배한 밭작물을 죄다 먹어 치웠다.
양배추·담배밭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기 일쑤였고 심지어 가뭄으로 물이 없어 식수를 길어다 간신히 이앙해 놓은 논배미의 어린모까지 뜯어 먹었다는 것.
이 마을 조재룡씨는 “밭에다 이식하려고 부어놓았던 콩묘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뜯어먹었다”며 “가뭄 이기며 어렵게 가꿔놓은 작물들을 소에게 빼앗길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속상해 했다.
조씨와 같이 피해를 입은 농가가 갈수록 늘어나자 한우 포획작전이 시작됐다.
소들이 산속으로 도망친지 2주째 되던날 주민들의 성화로 현지에 온 소장수가 밭에 잠복해 있다가 때마침 산에서 내려온 황소를 마취총 3발을 쏴 붙잡았다. 그리고 소들의 이동경로를 추적한 주민들이 곳곳에 올무를 놓은 결과, 지난 20일 송아지가 올무에 걸려 죽은 채로 발견됐다. 그러나 어미소 한마리는 아직까지도 산속에 살고 있어 주민들은 여전히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 마을 박영일 이장은 “가뭄 때문에 모 심느라 정신이 없던 상황에서 이같은 말썽마저 일어 50일 넘게 시달리고 있다”며 “다른 골망으로 넘어가 버리든지 포획을 하든지 하루빨리 까닭이 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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