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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수 "진정 소중한 것을 지키겠다는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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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시론

진정 소중한 것을 지키겠다는 신념이 절실

이인수 / 당진환경운동연합 환경감시단장

영국 런던 교외에 있는 한 악기점에 어느 겨울날 한 걸인차림의 사람이 찾아와서 헌 바이올린을 팔려고 했다. 악기점 주인은 그 악기가 때가 묻고 먼지가 앉은 중고품이었으나 그 사람이 달라는 대로 5파운드를 다 주고 샀는데 깨끗이 닦고 보니 그 바이올린은 음악가들이 100년 동안이나 찾고 있던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이었다. 후에 그 바이올린은 그 값이 10만파운드가 넘게 호가되면서 음악가와 수집가들이 보물처럼 귀하게 여기는 악기가 되었다.

누가 그렇게 때묻고 낡아 보잘 것 없이 보이던 그 바이올린 속의 숨은 가치를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에게도 그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처럼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소중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행담도 주변과 현내각지구(신평 매산리 음새미~송악 복운리) 갯벌이다.

갯벌이 오염된 물을 정화시키고 유속과 홍수를 조절하고 어장을 풍요롭게 만드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은 그동안 수없이 들어 익히 알고 있다.

우리에겐 어쩌면 바지락 잡고 망둥어 낚시하던 고향의 정서와 마음의 휴식처라는 점이 이들 갯벌이 갖는 더 소중한 가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이 소중한 가치를 지닌 갯벌들을 없애 버리겠다는 무지몽매한 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우리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환경보전이나 갯벌지킴은 우리 후손과의 약속이고 우리 미래나 이 지구와의 연대라는 점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의무임을 알아야 한다.

세계 4대 리아시스식 해안의 황금어장을 조상대대로 물려받아 오다가 우리 세대에 이르러 개발지상주의에 대부분 빼앗기고 이제 그나마 얼마남지 않은 갯벌마저 없어질 지경이다.

바지락과 동죽, 맛조개, 피조개 등 많은 조개와 철게(능젱이), 농게(황발이) 등 여러 종류의 게들이 자라는 살아있는 갯벌, 숭어가 뛰고 망둥어와 농어가 많은 풍요로운 갯벌에 맹독성 농약으로 환경을 파괴시키는 골프장이나 만들겠다는 계획이 과연 잘하는 일인가.

몇십만 마리의 새떼들이 몰려와 노닐고, 많은 사람들이 바지락, 맛,조개 잡고 망둥어 낚시하며 휴시공간으로 활용하던 마음의 고향을 수도권 사람들을 겨냥한 위락시설로 바꾼다는 계획이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그들의 주장대로 22억의 세수익을 위해 수천억원 가치의 갯벌을 내주고 쓰레기나 치우는 것이 과연 지역에 얼마나 이익이 되는 프로젝트란 말인가?

갯벌은 공유수면이다. 공유수면은 말 그대로 지역주민이 같이 소유하는 소중한 우리의 재산이다. 그런데 그 갯벌을 막아 주인인 지역주민에게는 아무런 이득도 안주고 행담도 개발주식회사 같은 사기업의 이익만 챙겨주고 수도권 주민들의 위락을 위해 개발하려는 것이다. 더우기 그 갯벌의 주인인 우리 군민들에겐 한마디 상의도 없었다는 사실은 당진군민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빼앗아가고 묵살하는 처사가 아니고 무엇인가.

아직 늦지 않았다. 아직 공유수면 매립허가도 안났고 환경영향평가도 끝나지 않았으며 주인인 우리에게 허락도 받지 않았다. 지금 그들이 추진하는대로 행담도를 개발한다면 그것은 10만파운드 가치의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으로 모닥불을 피워놓고 당장의 추위만 피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갯벌의 숨겨진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우리 후손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각오와 주인인 우리가 우리 재산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행담도 주변의 갯벌을 꼭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행담도 주변의 갯벌을 우리가 지켜나갈 수 있다는 신념이 절실하다. 우리가 힘을 합하여 지키려고 한다면 분명히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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