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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길 “당진화력 5·6호기 절대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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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당진화력 5·6호기 절대로 안된다”

노정길
초락교회 담임목사
당진군기독교연합회 복지·환경부장

일전에 내가 아는 사업가 한분을 만난 일이 있었다. 상담차 온 일본 바이어(손님)를 도비도 농어민교육센터 호텔에 모시기로 작정하고 교로리로 해서 대호방조제 길로 들어섰는데 당진화력 건물을 보고 ‘저게 뭐냐’고 묻길래 화력발전소라고 설명하자 ‘내가 왜 화력발전소 밑에서 잠을 자느냐’고 되돌아 나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산업화의 과정을 지나온 일본이 이제는 산업공해에 질겁을 하고 있음은 생각없이 공해시설을 받아들인 어리석은 당진사람들에게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교훈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작년 3월25일 사순절 기간이기에 나는 새벽 3시에 일어났다. 바람 한점없는 안개가 자욱한 저기압 날씨 때문에 초락도 온 지역에 가득찬 것은 아황산가스 냄새였다. 당장 뛰어가고 싶었으나 새벽예배 때문에 포기했다.
금년 봄 4월초에도 새벽 조깅에 나서려는데 매캐한 아황산가스 냄새가 온 천지에 가득 차 있어 나는 운동을 포기하고 되돌아 들어갔다. 그뒤로 바람없고 안개 자욱해 화력발전소의 환한 불빛이 안보이는 때는 여전히 똑같은 현상을 번번이 경험했다.
나는 군민회관의 공해수치의 전광판을 안믿는다. 늦은 밤, 이른 새벽 그 수치를 누가 보며 본들 이해할 수 있는가?
일전 삼봉리에 사는 지인 한분이 저녁에 세차한 승용차를 다음날 아침에 손바닥으로 문지르면 새까만 매연이 묻어난다고 걱정하는 소릴 들었다. 2호기 준공 전이었다. 1호기 가동에도 이러니 2·3·4호기 모두 가동되면 그 상황은 심각할 것이다.
또 어느 분은 흰 연기는 수증기라고 말하니 기술적으로 몰라 그대로 믿는다 해도 검은연기가 펑펑 나올 때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하며 발을 구르고 있었다.
화력발전소가 너무 가깝다. 당진읍내에서 26㎞, 교로리, 초락도리, 삼봉리, 장고항리 약 5천8백세대 8천3백여명의 주민들은 가까이로는 몇미터에서 멀게는 10㎞ 반경안에 살고 있다.
저기압일 때의 유해가스며 하역시 휘날리는 석탄가루며 논밭을 가르며 뒷동산을 가리는 하늘을 치솟은 송전탑의 유해전파의 공해는 당장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름모를 괴질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아무리 기존도로를 이용해 공사하기 쉽다고 해도 이렇게 사람 사는 마을 옆에 발전소를 세운다는 것은 근본 발상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우린 어릴 때 학교에서 수력발전소하면 수풍발전소, 화력발전소는 당인리발전소라고 외우면서 공부했다. 지금 당인리 화력발전소가 얼마나 증설해서 많은 전기를 얻고 있는가. 서울 사람들은 위험부담을 스스로 안고 살아오고 있는가? 여기는 시골이니까 화력발전소는 시골로 보내라, 여기는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는 뜻인가?
오늘날 공해시설을 지방으로, 더구나 당진으로 보내 유치하고자 하는 자들은 우리를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인가? 정책입안자들에게 그 공과를 물어야 한다.
먼저 번 일본손님이 석문방조제, 대호방조제를 막은 것을 보고서 혀를 차면서 이런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고 있는 사람들을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평했다는 말도 전해야 되겠다.
이제 우리땅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우리 자손들에게 축복의 땅을 물려주어야 한다. 화력발전소 증설을 반대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지금 건설중인 4호기까지도 풀가동되면 10년 후 당진은 어떻게 될까 걱정인데 여기에 증설이란 것은 말도 안된다.
80년 초에 세워진 보령발전소의 경우 십수년이 지난 오늘 발전소 주변의 주민들은 괴질에서 고통을 받고 그 불안을 호소해 오고 있다.
아무리 시설이 최첨단 시설이라고 해도 시간이 가면 기계와 설비는 노후되고 그 성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또 하나 지적하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경영 앞에 인간의 정직은 힘을 못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인 모 유지회사에서 장마철 큰 비 내리면 정화하지 않은 폐수를 몰래 흘려보내 하천이 거품으로 뒤덮인 상황을 나는 수없이 보아왔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면 시커먼 연기를 온 도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도 날려 보내고 이렇게 화인 맞은 양심을 우리는 어떻게 다스릴 수 있을까. 사후 약방문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1호기 가동에도 문제가 있는데 앞으로 5·6호기가 세워진다면 준비된 넓은 공간에 8·9호기, 11·12호기가 들어서지 말라는 법이 없다. 10년, 20년 후 ‘회색빛 당진’을 자손들에게 물려주고 어떻게 천혜의 축복의 땅 당진이 내고향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부모들이, 선배들이 뭘 했느냐고 물으면 우리는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이제 4호기 가동만으로도 자연정화가 어렵다. 당진군민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의심쩍을 때는 언제라도 화력발전소 정문을 열어주게 해야 한다. 이런 최소한의 공동체 책임의식도 못가진다면 이는 당진을 송두리째 파괴시키려는, 결코 용납해서는 안될 사람들이다.
이제 여차하면 공해를 피해 여기서 이사갈 사람, 이땅 당진에 책임의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당진의 운명을 맡겨서도 안된다. 당진의 순하고 착한 사람들아! 그래서, 어리석은 사람들아! 화력발전소 5·6호기 증설은 절대로 허용해선 안된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것은 무서운 죄악이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지키는 것이 인간의 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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