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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1.07.09 00:00
  • 호수 378

[왜목마을의 주변 섬] 국화도(菊花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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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사람 북적대며 한때 풍성하던 섬

마귀할멈 공기돌바위와 모래톱 토닥이는 바닷물의 손
왜목마을 앞바다에서 정면으로 3㎞ 거리에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국화도는 행정구역상 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국화리이다.
인류가 교통수단으로 제일 먼저 배를 사용하였다 하는데 우리 고장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 배가 사용된 사실을 여러가지 이야기에서 볼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조선 숙종(1688년) 때 채운교를 놓았다는 마음씨 착한 영랑이라는 아가씨가 당나라를 왕래하며 장사하는 뱃사람들에게 인심좋게 대접하며 밥장사를 하였다는 이야기로 미루어 봐도 아산만은 항로로서 큰 역할을 하였음이 엿보인다.
그러나 우리 고장에 돗단배 화물선 왕래가 빈번해진 것은 그리 오래지 않은 일이다.
국화도는 세찬 풍랑을 잘 막을 수 있는 지형적 여건 때문에 정박지로는 인근에서 으뜸이었다고 한다.
깊숙한 내만 삽교, 구양도, 밀두리, 선장, 그리고 맷돌포, 사발포, 한진, 성구미, 가까운 거리에 북창, 보덕포 등지에서 가을이면 추수를 하여 인천에 가서 방아를 찧으려고 벼를 싣고 뱃길을 떠나는데 당시의 선박은 범선으로 바람세에 따라 항해하였기 때문에 도착시간을 예측할 수가 없었다.
중간에 국화도에서 반드시 정박하고 쉬어가야만 하는데 그 이유는 내만은 조용하여 웬만한 날씨에도 국화도까지는 별 어려움없이 올 수 있지만 국화도를 지나면 파도가 거센 뱃길이라 항해하기 좋은 날을 고르기 위해 기다리는 곳이 국화도였다 한다.
그래서 이곳은 뱃길따라 사람들이 모여들어 마을이 최성기에는 50여호가 살았던 적도 있었다. 언제나 흥청대었고 장사가 잘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목숨을 담보로 하는 거친 뱃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장사인지라 술과 도박이 성행하였기 때문에 생각지도 않은 엉뚱한 일이 벌어지곤 하였다 한다.
어떤 사공이 며칠씩 도박판에 매달렸다가 배에 실은 화물을 몽땅 날려버린 일이 있었다. 그는 풍랑이 사나운 날을 골라 빈배를 끌고 인천앞바다 가까이에 가서 돛대를 도끼로 찍어 넘어뜨리고 입항한 후 화물주에게 말하기를 풍랑이 거세어 돛이 찢어지고 돛대가 부러지는 바람에 벼도 모두 바다에 던져버리고 간신히 목숨만 살아왔다고 엄살을 떨었다. 화물주는 한숨만 짖고 고개를 끄덕이며 일년농사를 허망하게 잃어버리고 돌아갔다 한다. 참 어리숙한 시대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불안전한 교통수단이 만들어낸 어이없는 일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제 육상교통이 발달하여 번성하였던 섬은 점점 퇴락하고 옛날의 영화가 간 데 없으니 교통의 변천이 지역의 흥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대변하여 준다. 여객선도 없어지고 화물선도 자취를 감추니 흥성대던 국화도엔 뱃길이 끊어진 지 오래다.
조용하기만 한 국화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보면 볼수록 머물고 싶은 곳이다. 세개의 섬 중에 남서쪽으로 있는 작은 섬은 사람이 살지 않는다. 물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 조금 때에는 건너 다닐 수도 있다. 섬 끝에는 마귀할멈이 가지고 놀았다는 공기돌바위가 쌓아놓은 듯 교묘하다.
북쪽에 있는 섬은 물이 다 빠진 간조시에만 건너갈 수 있는데 양쪽이 칼날같이 벼랑으로 되어있기 떼문에 사람이 살 수는 없지만 경치가 좋고 모래사장과 갯바위가 아기자기하며 예쁜 정원같다.
사람이 살고 있는 가운데 본섬은 편편하고 산도 높지 않아 밭농사도 하고 마을앞은 갯벌이 잘 발달하여 포구로서 훌륭하다. 굴, 조개, 낙지, 말미잘 등이 많고 특히 당산아래 갯바위나 선창끝에서 갯바위낚시를 하면 쏠쏠한 우럭이나 놀래미가 손맛을 즐겁게 한다. 때로는 제법 큰 개우럭이 낚시대에 매달릴 때도 있다.
마을 너머 서북쪽으로 가면 모래사장이 펼쳐진 아담한 미니 해수욕장이 있다. 깨끗한 바닷물이 고운 모래톱을 쓰다듬는 모양은 엄마가 아기를 토닥이듯 하여 더욱 정겹다.
한가지 준비할 것은 섬의 식수가 짠물이 섞여나와 찝찌름하니 식수를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왜목마을에서 보트를 타면 5분거리이기 때문에 잠깐들러 섬을 한바퀴 돌아봐도 시원스럽다.
살펴본 사람 : 조선형(왜목마을 관광단지 유치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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