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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없어 고속도로변으로 간 당진천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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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없어 고속도로변으로 간 당진천 은행나무

경제논리·편의주의 따라 멀리 고속도로변으로

당진천변에 줄지어 심어져 있던 은행나무가 최근 자취를 감추어 주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어디로 갔을까. 당진천 은행나무는 앞으로 서해안고속도로 인터체인지(송악면 반촌리)에 가야 볼 수 있게 됐다.
당진군에 따르면 당진천 정비공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이 은행나무들이 공사에 지장을 주어 고심끝에 서해안고속도로 시행청인 한국도로공사측에 기증했다는 것.
군 관계자는 “정비공사 중 다른 곳으로 나무를 이식했다가 공사 후 다시 옮겨와 심는 방안을 검토해 보았으나 새 묘목을 사다 심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1백여그루를 도로공사에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진천 은행나무는 지난 87년 당진군이 하천 미화사업의 일환으로 10년생짜리 140여그루 가량을 심어 현재에 이르게 됐다. 나이를 환산해보면 23년. 아직 아름드리나무가 되진 않았지만 하천변을 따라 가을엔 노란단풍이 들어 그런대로 도심 속 운치를 자아냈고 여름엔 제법 그늘을 만들어 주곤 했다.
오로지 예산문제 때문에 주민들의 생활 가까이에 있었던 은행나무가 황량한 고속도로에 가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못내 안타까워하는 주민들이 많다. 차라리 공설운동장으로 보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가로수나 도심 속의 나무는 나무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도심의 역사, 도시 사람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나무가 아니겠냐는 것. 훗날 당진천이 깨끗해질 때(현재 진행중인 하수처리장이 완공될 경우 당진천엔 맑은 물이 흐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민들은 그땐 아름드리가 되어있을 그 은행나무를 더욱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라진 당진천 은행나무를 보면서 우리의 행정은 경제논리와 편의주의에 너무 쉽게 문화를 팔아 넘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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