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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운드 협상과 우리농업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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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운드 협상과 우리농업의 위기

노화용

합덕농협 과장

한국경제 전반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농업부문에도 예외없이 강도 높은 시장경제논리가 적용되고 있다.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농업부문에 대한 투융자사업의 감축이다. 투융자사업의 감축은 농업부문의 성장 잠재력을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그리고 농촌경제의 악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데 특히 농업부문 투융자사업은 97년도보다 98년도에는 8.7%, 99년도에는 98년도보다 25.4%나 큰 폭으로 줄었다.
그리고 우리경제가 높은 성장을 할 때에는 물가상승현상도 지속돼 융자사업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였다. 따라서 농업투자의 수익성은 보장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바뀐 최근에는 농업부문의 수익률이 실질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농업부문에 대한 민간부문의 투자는 줄어들고 있어 농촌경제가 점차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농촌경제의 악화 뿐만 아니라 새로운 WTO의 뉴라운드 협상은 우리 농업의 장래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93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시장개방 방법에 대한 협상이었다면 99년에 이어 2000년도에 이루어지는 뉴라운드 협상은 개방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한 관세율 감축협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예로 구미 선진서방 국가들은 농산품도 공산품과 같이 무관세를 주장하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현행관세율의 전반 수준으로 인하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 참깨의 경우 현재 600%의 높은 관세율이 절반인 300%로 낮아진다면 참깨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하한 사실이다. 이렇게 될 경우 면화나 밀농사처럼 참깨농사의 경우도 우리나라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므로 품목별 대응방안이 합리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정책의 모습이나 우리농업에 대한 비전제시가 없기 때문에 농업생산자들은 매우 불안한 현실이다.
그리고 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우루과이라운드 협상타결 이후 높은 관세율이 적용돼 있어도 농산물의 수입량은 95년부터 97년까지 3년동안 평균 51.2%가 증가되었다. 그러므로 뉴라운드 협상이 타결되어 현행보다 관세율이 현저히 낮아지게 되고 이에 따른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우리 농업기반의 붕괴현상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관세율의 감축 뿐만 아니라 2004년까지 유예되어 있는 쌀의 관세화에 의한 개방요구가 현실화되면 쌀시장의 전면적인 개방도 불가피해질 것이다.
쌀은 우리 국민이 섭취하는 열량의 40% 이상을 공급하는 주식일 뿐만 아니라 농업소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농가소득의 기여도가 가장 높은 것은 물론, 쌀농사의 채소원예작물 가격안정효과도 대단히 크고 중요하기 대문에 일정수준 이상의 쌀농사는 반드시 유지돼 나가야 한다.
만약 쌀농사를 일정수준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정책대안이 없을 경우 농가들은 쌀농사를 포기하는 대신에 논에다 수입개방 압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다른 채소원예작목으로 품목을 전환할 것이며 이에 따라 원예작물의 과잉생산과 가격폭락현상은 더욱 심화돼 농촌경제의 파탄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날씨가 좋은 날에 태풍과 폭우에 대비해야 하듯이 너무 늦기 전에 농업인들 스스로는 물론, 정부, 지방자치단체, 농협 등 농업에 관련되어 있는 모든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지혜와 힘을 모아 뉴라운드 협상타결에 따른 농업의 위기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멀리 먹구름이 보일 때 태풍에 대비해서는 너무 늦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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