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시론]김중회/땅을 치는 사람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중회
당진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신평 은수교회 목사

우리 시대에 소시민으로 힘없이 살아가는 일반 대다수 국민들에겐 땅을 쳐야 할 일들이 많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가랭이 찢어질 규모의 큰 돈 뺨에다 동그라미를 세개쯤 더 붙인 액수로 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때문에 구름위까지 치솟았다가 날개없이 추락한 후 우리가 쳐야할 곳이 땅밖에 또 어디 있겠는가. 중앙쪽이나 지방녘이나 거기가 거기인 이런 상황을 망연자실하며 분통터져 땅을 치고, 답답해서 땅을 치며 억울해서 땅을 치는데 참으로 희한하게도 땅을 치면서 노래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중국 요나라 때 임금이 민정을 살피기 위해 평복을 갈아입고 백성 세상에 나왔다.
한 곳에 이르니 어떤 노인이 길가에 두다리를 쭉 뻗고 앉아 한 손으로는 자기 배를 두들기고 또 한 손으로는 땅 바닥을 치며 장단 맞추어 노래하기를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고, 우물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 먹으니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하였다. 이 노래는 땅을 악기 삼아 두드리며 노래했다 하여 격앙가라 하는데 정치의 고마움을 알게하는 정치보다 그것을 전혀 느끼지조차 못하게 하는 정치가 정말로 위대한 정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느끼지 못하게 한다’하여 몰래 하거나 속이는게 아님은 물론이다. 아쉬울 것이 없으니 누구의 덕도 필요치 않음을 일컫는 것이다.
요 임금은 ‘과연 태평세월이로군!’하며 크게 만족하였다고 한다.
오늘날 이런 정치를 통해 국민이 전혀 정치를 의식하지 않아도 행복을 느끼고, 누가 대통령이나 군수가 되든 자기 삶에서 자족을 누리며 격앙가를 부를 수 있는 상황은 백일몽 상태에서나 가능하리라.
그러니 눈 부릅뜨고 신경 곤두세워 살피고 지키지 아니하면 얼마 못가서 큰 낭패를 안겨주는 밀실정치나 후진적 행정은 청산을 해야 한다.
국민이 정부를 믿고 지자체 촌장들을 신뢰하여 길바닥에 주저앉아 절규하거나 철로에 드러누워 악을 쓰지 않아도 정부나 지방정치와 시책이 우리 편에서 집행되고 있음을 느끼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금년에 우리 국민을 가장 괴롭혀온 의약분업 정책은 정말 속상한 일이었다.
‘진료와 처방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그리고 불편과 가중부담은 국민에게’가 아니고 무엇인가. 지금도 휴유증이 심각하다. 독깨어 쥐잡고, 초가삼간 태워 빈대잡은 꼴이다.
요즈음 야당은 탈세와 비리 언론을 왜 그리도 감싸고 도는지 모르겠다. 힘없는 국민은 조금만 먼지를 떨구어도 준엄하게 법을 집행하는 추상같은 정부가 그 어떤 특정인들에게는 왜 또 이처럼 쩔쩔 매는가 말이다.
당진 상황도 명쾌하지 아니하다. 지역 국회의원의 정치 행보가 석연치 아니하고 군수나 군의원들, 지역 유지들의 이합집산이 유쾌하지 아니하다.
선거가 1년도 안 남았으니 여러 종류의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은 뻔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지난달 말 당진화력 건설처 유모 부처장이 당진화력이 12호기까지 건설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하였다.
지금 5·6호기 증설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 이런 노골적인 건설 계획 발언은 우리 당진군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로 산자부 등 관련 부처와 당국은 그 내용을 밝히고 관련자를 문책하여야 한다.
당진화력은 현재의 4호기만으로 그 건설을 종결하여 더이상의 환경 파괴범이 되지 말기를 바란다.
참으로 서민이 바른정신으로 살기가 어렵다. 그러나 정부를 가르치고 정치가나 지자체의 수장을 가르치는 것은 사실 국민이다.
왜냐하면 그들을 선택해서 뽑아내는 일은 국민의 참여 행위인 투표와 선거에 의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국민들, 주민들은 땅을 치던 손을 멈추고, 참신하며 안목과 경륜, 시야의 폭이 넓은 지도자를 발굴해서 뽑아야 한다.
독한 마음으로 지역 감정적 인물들을 퇴출시키고 진정으로 느끼지 못한 선정을 베풀 사람을 찍어야 한다.
‘실정법에 어긋나지 않는’ 낙선운동을 하여 또 다시 우리의 무관심 위에 득세하려는 자질없는 정치인을 가려내자. 그리고 그들을 더이상 선처하지 말자.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