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추억사진
  • 입력 2001.09.10 00:00
  • 수정 2017.08.12 00:29
  • 호수 386

김생기 합덕읍
"웃었지만 초조했던 지리산 조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속으로 추억속으로

불과 몇년전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경험이어서 마음에 깊이 남아있는 일이 있다.
97년 8월 휴가를 얻어 우리 일행은 지리산 산행길에 올랐다.
무려 16시간을 걸은 우리는 일출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천왕봉 바로 100m아래인 위험지대에 텐트를 쳤다.
비는 조금씩 내렸지만 아침이면 그치려니 했다. 그러나 비는 다음날까지 계속내렸다. 우비를 준비해온 사람도 없었다. 생각끝에 비닐로 우비를 대신하는 수밖에 없었다. 비닐조차 넉넉하지 않았다.
어렵게 어렵게 천왕봉 정상까지 오른 우리는 그냥 내려갈 수 없어 아쉬운대로 거지같은 몰골로 기념촬영을 했다. 웃고는 있었지만 내심 마음은 초조했었다.
하산길은 칠선계곡으로 잡았다. 그러나 더욱 심해진 엄청난 폭우로 계곡의 물은 불어나고 우리는 영락없이 위기에 몰리고 있었다. 계곡을 건너기 위해서는 수영도 해야 했고 서로 징검다리를 만들어 3분의 2가량은 내려왔지만 더욱 세지는 물살 때문에 더 이상은 어쩔 수 없이 하산을 포기하고 구조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하루를 더 보내야 했던 우리는 2박3일의 일정이 미루어지는 바람에 식량이 모자라 다음날 점심은 라면 하나와 초코파이 하나를 쪼개어 일행전체의 식량을 대신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일행이 지리산에서 헤매고 있을 때 TV에서는 엄청난 폭우로 지리산에 조난사고가 발생했다는 등 야단이었다고 한다.
집에 계신 부모님도 우리의 하산일정이 늦어지자 이곳저곳 수소문 해보고는 잠시 우리가 죽은 줄로 알았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4일만에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그날의 일은 지금 내가 산악회 생활을 하는데 두고두고 교훈이 되고 있다.」
김생기 / 합덕읍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