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 안 시인 당진출생 한국시인 협회. 한국가톨릭 문인회 등 시집 「반생의 꿈」 「침묵은 사유하는 깃발」 등
토요일은 인사차례를 할 곳이 왜 그리도 많은지 오전 근무도 다 마치지 못한 채, 서둘러 지하철과 택시를 번갈아 타고 이 결혼식장에서 저 결혼식장으로, 세미나장에서 동호인 모임까지 뛰어다니다 보니, 허기진 배를 채울 짬도 없이 다시 찻집에서 선술집으로 노래방까지 전전하며 아무 쓸모없는 세상 뒷얘기나 하다가, 어느덧 나라 걱정하는 애국자가 되어 분통 터뜨리다가, 목청 돋구어 유행가를 불러 보아도 속 시원하기는 커녕 오히려 공허감만 더 커 돌아오는 길에 능변이 눌변보다 나을 게 없다는 것에 내 발등을 열 번이나 찍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