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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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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의 외국인 대상 긴급 지원 사례 “수술·사기피해 상담까지 긴급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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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외국인 근로자 대상 긴급 지원 9건 이어져
출생 신고 못해 동동…본국 다녀올 수 있도록 도와
온라인 피싱으로 3000만 원 잃은 외국인 상담도

현재 당진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5300여 명. 여기에 미등록 외국인까지 포함하면 현재 당진에서 6000여 명의 외국인이 직장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충남에서 천안과 아산 다음으로 많은 수로, 매년 비슷한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들이 당진에서 하는 주된 일은 제조업과 건설업이다. 주로 몸을 쓰는 일을 하다 보니 일상적으로 다치는 일이 흔하다. 회사 내에서 도움을 받아 치료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상황도 때로 벌어진다고.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이들이 도움을 구하는 곳이 있다. 당진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센터장 권중원)다.

당진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는 지난 2017년 개소했으며, 현재 당진YMCA가 위탁 받아 운영 중이다. 기본적으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외에 지속가능 상생재단의 지원을 받아 고향 방문 사업, 긴급 지원 기금 사업, 무료 진료 한마음 축제, 한글 교실 등을 이어오고 있다. 

 

아픈 외국인 근로자에게 긴급 지원을 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논의하고 있다.
아픈 외국인 근로자에게 긴급 지원을 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논의하고 있다.

긴급 지원 사업 다양

지난해 당진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9건의 긴급 지원 기금 사업이 이뤄졌다. 외국인 근로자 생활 전반에 대한 상담과 지원이 이뤄지다 보니 사례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보이스피싱이나 사기로 찾는 이들도 늘었다고. 

지난해 여성은 러시아, 남성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 두 사람이 만나 한 아이를 출산했다. 문제는 아이의 출생 신고였다. 두 사람의 본국에서 혼인신고를 한 뒤에 아이의 출생 신고를 해야만 했다. 아이 아빠 혼자 외벌이로 가정의 생계를 꾸리고 있어 엄마가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문제는 러시아의 전쟁이었다. 아이 엄마의 본국인 러시아가 전쟁 중이라 갈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때 당진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가 기저귀와 분유 등 기본 생필품을 긴급으로 지원했다. 그 덕에 아이의 아빠가 우즈베키스탄을 찾아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할 수 있었고, 아이의 출생 신고가 인정돼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아이는 잘 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 

한 중국인 외국인 근로자 A씨는 다니던 회사가 갑자기 폐업을 하게 됐다. 비자 특성으로 한 달 안에 일을 구해야 했지만, 일을 하던 중 무릎을 다쳐 고관절에 퇴행성 관절염이 이 시기에 찾아오게 됐다. 긴급 수술과 재활 비용이 필요했지만 주변 사람으로부터 사기를 당해 수중에 가지고 있는 돈도 많지 않았다. 가지고 있는 것은 자동차 하나 뿐이었지만, 그것도 빌린 상태라 남는 것이 없었다고. 거주할 곳조차 없다는 소식이 당진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로 전해졌고, 센터에서 일부 수술비와 재활 비용, 거주 비용을 지원했다. 다행히 걸을 수 있을 정도의 치료를 받은 뒤에 A씨가 무사히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 

베트남에서 온 B씨도 잘지내던 중 갑자기 몸에 이상이 왔다. 알고 보니 갑상선 암이었다고. 장기 치료를 해 줄 수 없지만, 센터는 긴급 단기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고, 조치 후에 B씨 역시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찾아가는 외국인 근로자 이동상담 모습
찾아가는 외국인 근로자 이동상담 모습

“갑자기 동료가 쓰러졌어요”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도 500여 명이 당진에 거주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에게도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긴다. 하지만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라서 숨고 숨다가 결국 더 심한 상황에 이르는 경우도 발생한다. 

몽골에서 온 미등록 외국인 40대 여성 C씨는 당진의 한 숙박업소에서 청소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동료와 저녁을 먹고 집으로 들어간 C씨가 그때부터 연락이 두절됐다. 피곤해서 자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음날에도 출근을 하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동료가 C씨의 집을 찾아가자 집안에 쓰러져 있었다고.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너무 늦게 발견된 상황이었다. 거기다 코로나19까지 확진을 받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당진의 경우 종합병원이 있지만 민간병원이기에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는 치료비 지원이 불가능하다. 이에 당진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는 몽골 통역사를 섭외해 의사 소통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지역에 있는 공공의료원과 연계해 집중 치료를 받도록 도왔다. 다행히 어느 정도 회복해 무사히 본국에 돌아갈 수 있었다. 

 

보이스피싱 사기 당하기도

요즘에는 온라인이나 유선을 통한 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외국인 근로자도 많다. 한 외국인 근로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금화를 주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대신 세관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소액이었던 금액이 몇 차례에 걸쳐 불어났고 총 3000만 원의 피해 금액이 발생했다. 많은 금전 피해를 입고 나서야 센터를 찾았지만, 온라인 사기 특성상 추적하기가 어려워 경찰 신고 등의 지원에 그쳐야만 했다. 

안타까운 사연 뒤로 정말 필요한 곳에 도움이 전해지기도 한다. 고려인 동포인 한 여성이 먼저 한국에 들어왔다. 자리를 잡고 카자흐스탄에 있는 딸을 데리고 왔다. 하지만 중도 입국이었기 때문에 당진지역의 다른 학생처럼 교복을 무상으로 지원 받을 수 없었다. 그때 당진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가 다른 당진지역의 학생과 차별받지 않도록 50만 원 상당의 교복을 지원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올해 예산 증액…사각지대 없어야

긴급 지원이 가능할 수 있도록 당진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는 6개 나라의 통역사가 배치돼 있다.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중국, 캄보디아, 태국이 있으며, 그 외 나라의 경우에는 외부 통역사를 연계해 지원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한 달 평균적으로 50~60건의 상담이 접수되며, 센터에 있는 직원이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편 올해 긴급지원비가 증액됐다. 김승숙 당진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팀장은 “올해 긴급지원비가 증액돼 조금이나마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근로자 상담 업무를 하다 보면 일상생활 전반에 대한 다양한 사례에 대한 상담이 센터로 들어온다”며 “종종 안타까운 상황이 많은데, 미등록 외국인도 도움을 받아 소외되지 않고 한국에서 받은 고마움을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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