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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1.10.22 00:00
  • 호수 391

[인터뷰]엄용석/“날카로운 비판, 마음이 후련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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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면 월곡리 엄 용 석 씨

“김태숙 실장님 어쩌면 그렇게 날카롭게 잘 집어내시는지.. 읽고 나면 마음이 후련합니다. 김실장님 학교다니실 때 요점정리 참 잘하셨을 거 같아요.”(웃음)
<당진시대>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엄용석(37세)씨는 지난호 농업관련기사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당진시대> 구독한지는 2년 정도 됐어요. 친구소개로 보게됐는데 기사들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요즘 많이 다뤄지는 쌀 수매문제와 군정 일을 세세히 다루는 것 같아서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요”
칭찬을 받아 쑥스러워진 기자가 쓴소리좀 해달라고 아무리 애원해도(?) 엄용석씨는 막무가내다.
논농사와 소를 키운다는 엄씨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어떤 식으로든지 일관된 정책을 수립하라는 것이다. 한 예로 엄씨는 “5년전 전업농 육성정책을 펴던 정부가 이제 와서는 모든 부담을 농민에게만 돌리고 있다”며 “배신감을 느낍니다. 꼭 막차 탄 느낌”이라고 말했다.
당진군 농민회 분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엄씨는 시간이 나는 대로 농민대회 등 농민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당진군내에는 다른 지역보다 젊은이들이 많아 큰 힘이 된다고 한다.
가족 이야기를 꺼내자 엄씨는 조심스러워했다. 그리고 독자인터뷰에 응한 가장 큰 이유를 이야기했다.
“사실 이 자리가 부담스러웠습니다만, 반성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합니다.”
무슨말인가 했더니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의 얘기였다.
“얼마 전 증권에 손을 댔다가 실패를 했습니다. 그 후로 계속 방황했죠.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힘들게 일 하는 아내에게도 미안하구요. 아내는 그 상황에서도 제게 편안한 위안을 주었습니다. 내 진실함을 보고 결혼한 사람인데.. 너무 미안합니다.”
엄씨는 그때를 회상하면서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했다. 그 일을 통해 엄씨는 건실한 농사꾼이 되자는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지연이(9세), 지혁이(8세)에게도 미안합니다. 고맙기도 하구요. 해준 것도 없는데 밝고 건강하게 잘 커주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살 겁니다.”
훤칠한 키, 단단해 보이는 체형과 서글서글한 눈.
그리고 까칠한 손과 마디가 굵어진 손가락을 가진 그는 오늘도 들판에서 땀을 흘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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