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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키르기스스탄 출신 박사다 보험설계사(합덕읍 운산리·35)
외국인 보험설계사가 보험왕까지 오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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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남편 만나 합덕에 자리잡아
독학으로 시작한 한글…“대학 진학이 목표”

박사다 씨
박사다 씨

 

“제 이름은 아마노바 박자다(AMANOVA BAKZADA)입니다. 한국에서는 발음하기 편하게 한국 이름처럼 ‘박사다’ 라고 했더니 “어디 박 씨”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럼 저는 제가 살고 있는 ‘미락1길 박 씨’라고 답해요.”

이름도 낯선 키르기스스탄에서 남편을 따라 합덕읍에 자리를 잡은 박사다 씨. 그가 한국 그리고 당진을 찾은 지 벌써 7년이 됐다. 7년 만에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은 물론 현재 보험설계사로 활발히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제는 ‘보험설계사 박사다’로 외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보험을 추천, 설계해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보험왕’이 됐다.

 

드라마로 접한 한국,  막상 와보니…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박사다 씨는 일본에 관심이 많았단다. 그렇게 대학에서 일본어학과를 선택했고, 이후 키르기스스탄에 있는 일본 회사에 취업해 근무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김엘마르 씨를 남편으로 맞이했다. 김엘마르 씨는 고려인으로 현재 대한고려인협회 합덕읍지부장을 맡고 있다. 

합덕을 찾은 것은 남편 김엘마르 씨를 따라서다. 지인의 소개로 남편이 합덕에 자리를 잡으면서 박사다 씨도 지난 2016년 이곳에 오게 됐다. 한국은 낯설면서도 친근하게 느껴졌다. 키르기스스탄에도 한류의 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박사다 씨 역시 한국 드라마에 빠져 들었다. 그때 재밌게 본 것이 드라마 <꽃보다 남자>였다고. 

“드라마에 한국 라면이 나왔어요. 그때 키르기스스탄에서는 한국 라면 1개가 한국 돈으로 5000원일 정도로 비싸게 판매됐어요. 궁금해져서 비싼 돈 주고 즐겨 먹기도 했죠.”

하지만 실제로 찾은 한국은 드라마에서 보이는 모습과는 달랐다. 한국을 즐길 시간도 없이 생계를 위해 현장에 뛰어들어야 했다. 한국어가 서툴렀던 그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일자리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공장에서 부품 조립하는 일을 했을 때는 추운 겨울 찬 바닥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는 “힘든 것을 남편이 알면 속상해할까 봐 샤워하면서 혼자  눈물 흘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사다 씨는 한국어를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독학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한국어가 능숙해지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동시에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노동자들의 통역을 도왔다. 더 나아가 합덕공립지역아동센터 도담도담이나 합덕여자중학교에 다니는 고려인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이중언어강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지인의 소개로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1년 간 공부 끝에 현대해상 당진지점에 취업했다. 

“보험약관이나 계약에 관련된 용어는 일상생활에서 잘 쓰이지 않아서 공부하는 것이 몇 배로 힘들었어요. 입사시험에 15번이나 떨어졌지만 동포들에게 도움을 주고싶다는 의지 하나로 견뎠죠.”

박사다 씨는 보험설계사로 일하면서 본인의 실적보다 고객에게 더욱 도움이 되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는 보험이 없어 왜 보험이 필요한지 설명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을 이들에게 권한다. 특히 외국인들에게 실비보험을 주로 추천한다고. 실비보험은 적은 보험료로 기본적인 의료 보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원칙에 대해 다문화인들이 믿음을 보이면서 보험 상담을 요청할 때면 가장 보람을 느낀단다. 그는 “실비보험은 실적에 큰 도움은 되지 않지만 효과적으로 혜택을 봤으면 하는 마음에 추천을 하게 됐다”며 “만족한 고객들이 지인을 소개해주는 경우가 많이 있어 윈윈(win-win)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사다 씨의 가족 사진
박사다 씨의 가족 사진

 

“전문적으로 한국어 공부하고 싶어요”

한국어 실력도 능숙한 박사다 씨는 더욱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자 그는 2년 전부터 사회통합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을 이수하고 3단계 자격에 합격했다. 이어 한국사회 이해 과정을 올해 6월에 수료한 뒤 올해 9월 14일 자로 영주권을 얻는데 성공했다.

박사다 씨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대학교에 입학해 한국어를 배우는게 목표이다. 또한 한국어 자격증을 취득하고 한국에서 더욱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

“한국을 찾는 동포들이 어렵더라도 한국어 공부를 하며 노력한다면 반드시 그 노력의 결실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한 외국인인 저를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당진 주민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인터뷰는 유튜브 당진방송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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