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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6 14:10
  • 수정 2023.11.06 17:48
  • 호수 1478

온 가족 노랗게 물들인 노란조끼 천사
[세상사는 이야기] 송정화 적십자 당진3동봉사회장 (우두2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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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나눌 때 가장 행복해요”
남편과 아들·딸 모두 적십자 봉사원
최근 치매 어르신 주거환경 개선 봉사

아내 송정화, 남편 박전배, 딸 박지영, 아들 박현범 가족
아내 송정화, 남편 박전배, 딸 박지영, 아들 박현범 가족

 

송정화 대한적십자사 당진지구협의회 당진3동봉사회장(이하 적십자당진3동봉사회)은 20년 넘는 세월 동안 봉사에 힘써왔다. 그가 가진 봉사에 대한 열정은 어느새 온 식구를 물들였다. 봉사할 때 행복하다는 그는 이를 통해 자신의 삶도 긍정적인 영향을 얻게 된다고 말한다.

“아들 같은 전·의경 대원들”

서산 출신의 송정화 회장은 40여 년 전 당진 우두리가 고향인 남편 박전배 씨를 만났다. 송 회장은 당진에서 집안 살림을 꾸리면서 남편과 함께 농사짓고 소를 기르며 살아왔다. 과거에는 약 12년 동안 시장 오거리에서 출장뷔페와 정육점을 운영키도 했다. 이 때문에 그의 하루는 아침 일찍부터 바쁘게 시작한다.

바쁜 삶 속에서도 그가 꾸준히 이어온 것 중 하나가 ‘봉사’다.

그가 기억하는 봉사의 시작은 ‘전경어머니회’ 활동이었다. 전경어머니회는 경찰서 등에 근무하는 전투경찰과 의무경찰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구성된 모임으로, 전국에서 각 경찰서 단위로 조직된 경찰서 협력단체다. 송 회장도 전·의경들과 결연을 맺고 각종 활동을 해왔다고. 송 회장은 “당진경찰서가 현재 자리로 이전(2005년)하기 전까지는 전·의경 대원들 먹이려고 매년 김장김치를 300포기씩 담갔다”며 “그 외에도 대원들의 생일을 챙겨주었고 통닭·치킨·떡 등 간식거리 후원 등을 해왔다”고 말했다.

적십자당진3동봉사회는 매달 1회 노인복지관 경로식당에서 배식 봉사를 펼치고 있다.
적십자당진3동봉사회는 매달 1회 노인복지관 경로식당에서 배식 봉사를 펼치고 있다.

 

새마을지도자·적십자로 지역 봉사

전의경어머니회 활동에 이어 새마을 활동도 시작했다. 새마을지도자 당진3동부녀회장으로는 6년간이나 활동했다. 

이후엔 적십자까지 가입했다. 적십자 활동은 20년 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제4대 당진3동회장을 맡아 각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당진3동봉사회에는 40대부터 60대 등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들이 봉사하고 있다. 당진3동봉사회는 독거노인 어르신 자살예방 멘토링, 봉사기금 마련을 위한 도로변 제초작업, 취약계층에게 생필품 전달 등을 펼쳤다. 특히 봉사회는 지난해부터 매달 1회씩 당진시노인복지관 경로식당에서 중식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경로식당 배식 봉사는 송 회장이 회장직을 맡으면서 처음으로 시작한 봉사라고.

적십자당진3동봉사회가 추석을 맞아 취약계층을 위해 먹거리를 준비해 따듯한 사랑을 전했다.
적십자당진3동봉사회가 추석을 맞아 취약계층을 위해 먹거리를 준비해 따듯한 사랑을 전했다.

 

“치매 어르신 나만 기억해”

최근에는 치매에 걸린 홀로 사는 할머니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우두동에 살고 있는 A할머니는 얼마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치매노인이다. 요양시설에 잠시 있었으나 시설에 적응하지 못해 낡은 집에서 홀로 거주해왔다. 치매로 인해 사람들을 의심하거나 심하게 경계해 할머니와 왕래하는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할머니의 집을 드나들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그런데 송 회장이 A할머니와 소통이 됐다. 그는 “그 분과 같은 교회를 다녔다”면서 “그 분이 치매 걸리기 전에는 주위에 노래도 가르치는 등 똑똑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가대 아무개라고 하면서 나를 소개했는데 다행히 기억했다”며 “아무에게도 집 문을 열어주지 않았는데 내게는 문을 열어주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송 회장이 할머니와 마음이 닿으면서 할머니를 돕기 위한 당진3동 주민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10월 25일, 오전 8시부터 모인 당진3동행정복지센터 직원들과 △당진3동주민자치회(회장 맹붕재) △새마을지도자 당진3동협의회·부녀회(회장 이종민·권오철) △적십자 당진3동봉사회(회장 송정화) △당진동생활개선회(회장 이재숙)가 A할머니의 주거 환경 개선에 나섰다. 할머니가 수십 년 동안 쌓아온 불필요한 쓰레기와 집기, 폐가구, 썩은 음식물 등을 모두 치우고 도배와 장판을 새로 교체했다. 송 회장은 “이날 집을 치우니 쓰레기가 엄청 나왔고, 치우고 나니 다음날 봉사자들이 모두 몸살 날 정도였다”고 전했다.

“가족들의 도움도 컸어요”

송 회장은 봉사하기 위해서 아직 해도 뜨지 않을 시각인 새벽 4~5시쯤 기상한다. 일찍 일어나서 밭일하고 소에게 사료를 먹이고 살림을 해야 다른 시간동안 봉사활동에 매진할 수 있다고. 봉사에 대한 그의 열정은 가족들에게도 퍼졌다. 지난해 송 회장이 적십자 당진3동회장을 맡으면서 남편과 아들(박현범)에 이어 딸(박지영)도 함께 적십자에 가입하면서 온 식구가 봉사자가 됐다. 송 회장은 “아들은 (청년들로 이뤄진) 적십자 화린봉사회에 오래전부터 가입해 봉사해왔다”면서 “내가 봉사를 이어오기까지 아들과 딸, 남편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계층에게 김치를 담가 전할 때면 우리 집 하우스에서 직접 농사지었고, 남편은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돌봤다”고 전했다. 

한 해 한 해 몸 건강이 달라진다. 손도 느려지고 체력적 힘듦도 갈수록 커져만 간다. 그래도 송 회장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계속 봉사하고 싶단다. 

“남들과 나눌 때,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이 될 때 가장 행복해요. 봉사하면서 나 역시 많은 것을 받아요. 김서인 적십자 송악봉사회장 등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도움을 받았죠. 제 건강이 허락하는 데까지는 계속 봉사하고 싶어요. ” 

>> 송정화 회장은

- 1959년 서산 출생

- 전경어머니회 활동

- 새마을지도자 당진3동 부녀회장 역임

- 현재 대한적십자사 당진지구협의회 당진3동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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