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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3.11.11 11:47
  • 호수 1479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던 ‘내 생애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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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면 수당리 어르신 4쌍 대상으로 인생사진 촬영
알록달록 의상부터 헤어 · 메이크업까지 완벽한 변신
한평생 살아온 어르신들에게 선사하는 행복한 이벤트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 하자’ 했던 약속. 어느덧 찬란했던 젊음은 가고 서리 내린 하얀 머리카락과 주름진 얼굴에 지난 세월이 묻어나는 나이가 됐다. 나이 80~90세 시골에 사는 노인들이 얼굴에 분칠하고 멋 부릴 일이 있을까마는, 뜻하지 않게 선물 같은 하루가 이들에게 찾아왔다.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어느 날, ‘내 생에 봄날’이 찾아왔다. 

 

인생사진을 선물하는 ‘내봄눈’

서산에서 활동하는 ‘내 생에 봄날 - 눈이 부시게(대표 김은혜, 이하 내봄눈)’ 팀이 올해 두 번째 당진을 방문했다. 지난 8월 당진지역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사진을 남겼던 내봄눈이 이번엔 정미면 수당리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내봄눈은 노인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메이크업부터 스타일링, 그리고 사진촬영과 음악공연까지 진행하는 재능기부 봉사활동 단체다. 지금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아름다운 사진과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특별한 하루를 사람들에게 선사해왔다. 

 

청춘으로 돌아간 하루  

지난 5일 정미면 수당리에서는 홍순도·김춘례 부부, 유치호·윤정순 부부, 정광호·이우배 부부, 이석병·김상례 부부 등 4쌍의 어르신 부부를 대상으로 내봄눈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인형처럼 긴 속눈썹까지 붙이며 오랜만에 화장을 하고 드레스를 입은 아내, 근사한 중절모에 나비넥타이까지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남편. 젊은이들이나 입을 법한 알록달록한 옷과 깜찍한 선글라스가 어르신들에게도 제법 잘 어울렸다. 

 

60~70년 함께 살아온 부부는 서로의 모습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생전 처음 해보는 기분 좋은 변신에 청춘으로 돌아간 듯 즐거워했다. 오랜만에 서로를 바라보고 눈을 맞추면서 쑥쓰러움에 웃음을 터뜨린 자연스러운 표정이 카메라에 담겼다. 촬영이 끝난 뒤에는 어르신들 앞에서 아코디언 공연이 이어졌고, 봉사자들과 어르신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눈부신 하루가 마무리됐다. 

 

유치호(78)·윤정순(78) 부부는 “생전 처음 짙게 화장도 해보고 모델처럼 사진도 찍으니 기분이 너무 좋다”며 “결혼한 지 50년이 넘었는데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석병(91)·김상례(91) 부부 또한 “젊은이들이 찾아와 예쁘게 화장하고 이쁜 옷도 입혀주니 기분 좋다”며 “쑥스러운데 재밌다”고 말했다.  

 

“부모님 생각나 뭉클”

이날 당진시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어르신들의 헤어와 메이크업 봉사활동에 참여한 장서은(읍내동) 씨는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너무 보람되고 행복한 하루였다”며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내봄눈 프로젝트를 준비한 사회적 협동조합 좋은이웃 이정원 이사장은 “병들어 아프거나 연세가 많은 어르신 4쌍을 선정해 여생에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며 “어르신들이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청춘으로 돌아간 듯해 뿌듯했다”고 말했다. 

소은희 수당리 부녀회장은 “엄마·아빠 생각이 나서 가슴 뭉클하고 눈물이 났다”며 “기꺼이 재능을 기부해준 내봄날 팀과 함께 봉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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