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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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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4(표7,8,9)
고정 우열지역 뒤집혀
‘불법 흑색선전물과 금권’ 불씨 남아

이번 총선에서는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특색있는 현상이 여러가지 포착되고 있다.
지난 13대부터 김현욱 후보와 송영진 후보가 엎치락 뒤치락 국회의원에 당선된 4대에 걸친 선거에서 김현욱 후보의 지지기반이라고 불렸던 지역들이 이번 선거에서 대부분 무너졌다. 고대·석문·송악면이 그 대표적인 경우.
반면 송영진 후보는 이 지역들 뿐 아니라 당진읍에서도 김현욱 후보와 표차를 현격히 줄여놓았으며 대호지·정미·송산에서도 김현욱 후보와 표차를 좁혀 놓았다. 합덕·우강 등지에서는 큰 표차로 이겼다. 이러한 현상과 원인을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본다.

■분석 4 - 1

당진읍 시장인근 송영진 압승

당진읍 전체 투표구에서는 김현욱 후보가 4.6%가량 송영진 후보에게 이겼다. 그러나 당진읍 제2투표구(중앙·대덕2리)에서만은 송영진 후보에게 무려 10%이상 뒤졌다. 이 투표구는 당진읍 시장과 설악가든으로 이어지는 투표구로서 터미널 이전 문제로 돌아선 시장주변 여론이 선거에 직접 영향을 끼친 경우다.
한편 당진읍 제8투표구(남산·계성리)에서는 김현욱 후보가 송영진 후보보다 11%차로 가장 크게 이겼다. 이곳은 벽산·목화아파트 등 비교적 신흥 주택단지이면서도 청구·현대아파트에 비해 외지 입주민보다 토착주민이 많은 지역. 자민련 젊은 선전인력들이 김현욱 후보의 인물론을 내세워 주로 활동한 곳으로 알려졌다.
8투표구가 당진읍에서 투표율 또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청구·현대아파트가 있는 7투표구는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분석 4 - 2
합덕읍 개발·인맥 소외 불만 다시 높아져

지난 선거에서 비교적 큰 표차로 김현욱 후보를 지지했던 합덕읍에서는 전체적으로 8%이상 송영진 후보가 앞섰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중동·서동·운곡리를 포함한 운산리 즉, 제3투표구에서는 20% 가까운 득표차를 보이며 김현욱 후보가 참패했다. 이곳은 합덕의 최중심가이면서 또한 여론이 조성되는 발원지 같은 곳이기도 하며 우강면과의 접점이기도 하다. 합덕의 여론은 이곳에서 확대 재생산된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
합덕지역의 투표결과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농업기술센터 등 농업관련 기관마저 당진읍에 편재하는 등 오래된 지역개발 소외현상과 그동안 철저히 당진중학교 인맥으로 군내 요직이 계승되어온 ‘학연 텃세’에 대한 강한 반감이 지역 여론주도층을 중심으로 확대되어나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민련에서는 ‘개발소외에 대한 불만도 있었겠지만 낙선운동의 영향과 막판 흑색선전물, 상대편 자금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리·성동·대합덕리 등이 포함된 제4투표구에서는 유일하게 김현욱 후보가 3% 앞섰다. 이곳은 김현욱 후보의 15대 임기 중에 배수펌프장이 설치되어 수몰지역 신세를 면한 곳으로 전통적으로 농토가 절대면적을 차지하는 보수적인 지역이기도 하다.

■분석 4 - 3
고대·석문 돌아선건 ‘석문공단’ 방치 때문

고대면과 석문면은 당진읍권으로 13·14·15대 선거에서 변함없이 김현욱 후보의 지지기반이 되었던 지역. 그러나 이 두지역(특히 석문)은 석문공단조성에 따른 이주권에 묶인 곳이 많아 오랫동안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는데 대한 불만으로 현역의원이었던 김현욱 후보에게 애초부터 불리하게 여론이 조성되고 있었다. 특히 한보부도와 함께 온 IMF 한파는 공해유발업종인 유공석유화학단지에 대한 미련까지 부채질해 유공의 입주를 일관되게 반대해온 김현욱 후보에게는 오히려 심한 악재로 작용했다.

따라서 석문지역은 처음부터 민주당에게는 ‘이기는 지역’으로, 자민련에서는 ‘사고지역’으로 분류되었다.

송영진 후보측은 이 지역 운동과정에서 ‘유공의 입주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취해 환심과 우려를 동시에 사기도 했다. 석문지역의 2% 득표차는 양쪽의 당초 예견에 비하면 오히려 적은 차이라는 결론이다.

■분석 4 - 4
1,400표 이긴 출생지 면천, 사돈인 우강
송영진 후보는 출생지인 면천면에서 71.6%의 높은 투표율에 74.8%의 기록적인 득표율을 올렸다. 송 후보는 면천면에서만 무려 1,406표차로 김현욱 후보를 따돌렸다. 김현욱 후보와의 전체 표차 중 절반이 면천이라는 작은 지역에서 쏟아져 나왔다.

면천면은 지형적인 여건상 명산(名山)과 문화재가 많아 개발지역이기보다 보존지역으로서 오랜 정체에 대한 답답함이 반 김현욱 여론을 타고 이 지역출신에 대한 집단적·혈연적 표몰이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투표 이전 민주당 자체 판세분석에서 우강은 득표율이 대단히 높을 것으로 기대됐다. 우강출신인 유태철 전 군의회의장이 송영진 후보와 사돈인 데다 민주당적을 가진 이은호 군의원, ‘바꿔’ 파도를 탄 농민회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점 등 여러모로 유리했기 때문. 우강은 합덕지역 여론과 맞물려 송 후보쪽으로 세를 몰아갔으며 이같은 움직임이 면천쪽 득표활동에 더욱 불을 붙였다는 후문이다.

자민련의 선거운동과정 분석에서 우강이 ‘접전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15%표차로 떨어진 것은 이 지역과 인근의 유권자 여론 뿐 아니라 여론의 움직임에 여전히 위력을 갖고 있는 조직력 등의 표 유인력에서도 자민련이 열세에 있었음을 반영한다. 결국 송영진 후보는 면천에서 56%, 순성에서 22%, 우강에서 15%라는 큰 표차로 압승을 거두었다.

■분석 4 - 5
김현욱 후보, 너무 많은 적과 싸웠다
“김현욱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너무 많은 적을 놓고 싸웠다.”
이것은 총선 후 상대편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의 핵심간부였던 한사람이 밝힌 소견이다.

자민련 국회의원 김현욱씨는 자민련 군수, 자민련 도의원, 자민련 군의원으로 둘러싸인 자리에서 본인의 책임 뿐 아니라 그들에게 겨냥된 반대민원의 화살을 모두 혼자 맞으며 싸워야 했다는 것. 거기다 시민연대의 공개적인 반대운동까지 겹쳤다. 이번 총선을 김현욱 후보의 중심에서 봤을 때 이 말은 그 특성을 한마디로 잘 압축해주고 있다.

당진읍의 터미널 이전 반대민원, 고대·석문의 석문공단 개발지연 민원, 합덕·우강권의 구조적인 소외민원, 거기다 함상박물관을 짓느라고 삽교천을 개발하며 지금 한창 상가의 반발을 사고 있는 신평지역까지, 쏟아지는 화살을 맞는 한편 같이 책임져줄 사람은 없었다.

이번 선거기간 동안 김현욱 후보 측근에서 발벗고 선거를 도운 현역 정치인은 장준섭·정용해 두 도의원 말고는 두드러지는 사람이 없다고들 말한다.

‘무너져가는 집에 누가 남아 있겠느냐’ 이것이 이번 선거에서 자민련과 김 후보를 바라본 사람들의 담론이다.

■분석 4 - 6
수많은 정치인 동원한 지역 대리전
반면 송영진 후보 진영에는 수많은 전·현직 정치인과 정치 지망생, 야심가들이 합류해 있었다. 이번 선거는 이들이 읍면에 전진배치되어 치른 대리전이나 다름없었다.

당진읍 유지환·손인교, 합덕읍 김종성·윤용만, 고대면 이기흥·최수재, 송악면 구자생·김천환·한만석, 송산면 최세묵, 석문면 김종무, 신평면 이덕연·이석모, 순성면 이병헌씨 등이 그들.

도전적이고 야심적인 이들 읍면 정치인들의 읍면 대리전은 조직적 우세의 비결이기도 했거니와 민주당 송영진 후보가 12개 읍면 중 8개 읍면에서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했다.

그러나 수많은 야심가들을 동원해 치른 선거는 힘의 근원이기도 한 한편, 압력의 사슬이기도 하다. 송영진 당선자가 강하게 이들을 통제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기득권 확보를 위해 달려갈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들을 심하게 통제한다면 아예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정도(正道)인지 송 당선자는 결단해야 한다.

■분석 4 - 7
꺼지지 않은 불씨 " 불법흑색선전물과 금권

이번 총선이 김현욱 후보에 대한 최후의 심판이었다면 송영진 후보에 대한 감시와 심판은 이제야 시작이다. 그 감시의 시작은 바로 선거과정에 대한 것이다.

이번 선거운동기간에 가장 많은 시비를 불러일으킨 것은 불법 흑색선전물과 금권이었다. 정책과 인물대결 이전에 원색적인 상대후보 비방으로 시작된 선거운동은 끝내 금권시비와 흑색선전물이 난무하는 혼탁선거로 끝났다.

금권선거에 대해서는 양당 지구당의 입장이 워낙 팽팽해 진위를 판단하기가 어렵다.

자민련 지구당의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의 핵심적인 패인이 ‘김 후보에 대한 평가’임을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인 패인 가운데 하나를 ‘투표 3일전부터 집중적으로 뿌려진 돈과 막판 혼탁 흑색선전물’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금권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그것은 상대당의 추측일 뿐 대부분 중앙당 지원과 운동원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썼으며 자민련이야말로 기십억의 돈을 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돈이 나온 주머니가 다르다는 주장이 민주당 쪽에서 많은 돈이 흘러나왔음을 반증할 단서가 되지는 못한다.

이번 선거운동기간 동안에는 또 자민련 지구당에만 6~7종의 흑색선전물이 입수됐다. 그중 하나는 총선연대가 공개적으로 제작·배포한 것이며, 나머지는 출처가 불분명한 것들이다. 모두 김현욱 후보의 약점이나 비방하는 내용이었다.

반면 이 기간동안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지구당에 입수된 자당 후보자 비방 흑색선전물은 한건도 없었다.

이에 대해 가장 많은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김현욱씨가 낙천자 명단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보도한 당진시대를 당원교육용으로 복사해 돌린 적은 있으나 나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무실에 입수된 유인물들이 다시 외부로 유출되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자민련에서는 특히 마지막에 주택가에 뿌려진 '이병하씨의 5억원 갈취설...'에 관한 흑색선전물은 합덕 등 일부 지역에서 상당한 표를 깎아 내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선전물은 발신지를 위장하기 위해 ‘예산’에서 보내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이번 총선이 이렇듯 금권과 흑색선전 시비로 얼룩졌는데도 선관위나 시민단체가 포착하거나 저지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은 시민혁명에 대한 찬사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 회의를 갖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특히 흑색선전물은 출처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은밀한 편법으로 선거 분위기를 좀먹기 때문에 민주적이고 공개적인 선거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몇십년 후퇴시킬 수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 흑색선전물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매우 유감스러운 선례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총선 투표 분석을 도와준 이민규 교수는 마지막으로 '올해 당진군의 투표성향을 봤을 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 당선자가 다시금 골리앗의 위치에 서지 않도록 의정활동을 잘 해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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