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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50] 허준의 ‘동의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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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 휴무일에 자율학습을 담당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 자율학습을 희망하는 사십여명만이 도서관에 모여 공부에 몰두하고 있었다. 교사용 테이블에 앉아 누군가 두고 간 동의보감의 겉장을 넘겨보았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허 준’의 신분에 대한 이야기부터 양반집 규수를 아내로 맞이하는 내용과 신분 차별을 피해 어머니와 아내를 데리고 머나먼 경상도 산청지방까지 이동하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어 내려갔다.
기억에 남는 것 중 스승 유의태와의 만남과 그가 그의 아들 도지에게 내의원 시험을 치르기 위해 떠나기 전 날 의술로서는 유의태와 동격이라 할 수 있으며 내의원 출제에 관련했었던 삼적대사 김민세에게 아들의 실력을 테스트하도록 하는 중에 의사가 환자에 대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사랑’ 즉 환자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라는 대목에서 마음에 강한 전류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이러한 스승을 통해 허준은 환자에 대한 한없는 사랑의 인술을 펼 수 있었고 또 권세 있는 가문의 중풍 환자를 치료해준 보답으로 제공하겠다는 집까지도 마다할 정도로 금전에 무관심 했다. 오직 환자의 진료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의성 ‘허준’은 그러기에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사회의 공직자들 뿐 아니라 이 땅 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일에 대한 사명감을 갖도록 또한 금전에 대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깨끗한 심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우리에게 환자에 대해 측은지심을 갖고 치료하는 사랑의 전도자이었음을 깨닫게 해주었고 이는 물질이 모든 가치를 지배하는 우리 사회에 큰 교훈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나는 교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자문하면서 그 대답 또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아닌가 한다.
지식만을 전달하는 교사와 가르치는 기술이 좋은 교사가 세상에는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훌륭한 교사는 사랑이 많은 교사라고 단언한다.
가정이 빈곤한 관계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없었던 아이들에 대해 측은한 마음을 갖고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는 교사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꿈을 잃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며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교사가 진정한 교사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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