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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53] 소망원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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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토요 전일제를 맞이해서 학교 계발활동부서인 기독봉사반과 효실천봉사반 학생들 27명이 교사들의 인솔 하에 면천에 소재한 소망원을 찾아 아침 9시경 몇 대의 차량으로 이동을 했다.
이미 이 봉사단원들의 활동은 몇 년째 계속되고 있었고 봉사활동의 뿌리는 십수년이 넘었다. 지금처럼 봉사활동이 제도화되기 이전부터 학생들 스스로 봉사단체를 결성해서 지체가 부자유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봉사를 해왔기 때문이다. 마침 시간이 주어져서 계발활동을 담당하는 교사로서 봉사반 활동상황을 보고 싶었다.
70년대 고등학교시절, 서울 서대문에 위치해 있었던 지체장애아 시설을 방문했었던 이후 너무나 오랜 기간 무신경하게 살아온 것에 대한 반성의 마음과, 아이들이 어떤 자세로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궁금했고, 기회가 되면 어르신들 목욕이라도 시켜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지척에 보이는 산허리에 위치한 두동의 건물, 소망원에 도착한 시각은 대략 9시20여분. 먼저 사무실로 들어가 관리하시는 분들과 인사를 나눈 후 남학생들이 일하고 있는 밭으로 가서 시금치를 뽑고 또 새로운 작물을 심기 위해 풀과 돌을 제거하는 일을 한시간 반 정도 아이들과 함께 했다. 시골에 살면서도 농사일을 안해서인지 허리가 아프다는 아이들 이야기를 듣고는, “얼굴에 땀이 안 나거나, 허리가 아프지 않으면 일을 태만하게 한 것이니, 기왕에 한 일, 열심히 해서 밭이 깔끔한 상태가 되도록 정리하자”고 독려한 후 여학생들의 활동을 보기위해 밭에서 나왔다.
어떤 여학생들은 두세명씩 조를 지어 휠체어에 할머니들을 태운 채 경사로 산책길로 올라가고 있었고 다른 학생들은 빨래를 다 끝내고 할머니들 숙소로 가서 안마를 해드리기도 하고 말동무도 해드리는데 모두들 얼굴들이 밝아 보였다.
귀가 어두우신 할머니들은 학생들의 질문에 “뭐?” “뭐?”를 연발하신다. 소망원 주위를 한바퀴 돌아보면서 아이들이 집합해 있는 것을 보고 활동이 끝났음을 알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이 일년 혹은 삼년간의 봉사 활동을 통해 가정은 물론 사회에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유익한 존재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skyhoch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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