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PDF보기  기사제보  광고안내  싸이트맵
최종편집 : 2020.1.2 목 08:51
> 뉴스 > 사설/칼럼 > 칼럼
     
비방(秘方)과 비방(誹謗)을 없애라
안종주의 일침(一針)
2014년 05월 22일 () 09:51:01 안종주 mjmedi@mjmedi.com
   

안 종 주
전 ‘한겨레신문’
보건복지전문기자
보건학 박사

과학을 모르면 현대인이라 할 수 없다. 현대인이라면 당연히 과학에 관심을 가진다. 현대의학이든, 중세의학이든 과학의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특히 현대의학은 의과학이란 말이 지배하고 있다. 영어로는 medical science이다. 한의학은 oriental medicine(동의, 東醫)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지만 우리 고유의 의학 또는 의술을 발전시켜온 부분이 분명 있으므로 korean medicine(한의, 韓醫)이란 말이 더 잘 어울리겠다. 동의는 동양의학 또는 아시아의학이라고 할 수도 있고, 또 중국의학(chinese medicine, 중의, 中醫)이라고 할 수도 있고, 조선(고려)의학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과학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의 현상에 관한 보편적 원리 및 법칙을 알아내고 해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식 체계나 학문이다. 의학은 인체의 구조나 기능, 질병, 치료, 예방, 건강 유지의 방법이나 기술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기초 의학, 임상 의학, 사회 의학으로 나뉜다. 이런 정의를 따르면 의학은 과학의 한 분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한의학과 양의학은 서로 다른 방법과 철학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의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술은 어떤 원리나 지식을 자연적 대상에 적용하여 인간 생활에 유용하도록 만드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수단을 뜻한다. 다시 말해 과학의 원리나 지식을 바탕으로 자연적 대상에 적용한 것이다. 의술은 병이나 다친 곳을 고치는 기술. 또는 의학에 관련된 기술을 뜻한다. 기술이 과학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듯이 의술은 의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한방의술이든, 양방의술이든 의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만약 누가 나에게 양의학과 한의학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뛰어나느냐, 어느 것이 더 과학적이냐를 따져 묻는다면 쉽사리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특히 더 뛰어나느냐는 부분에서 말이다. 오늘날 서양과학의 뿌리는 그리스 자연철학에 두고 있다. 흔히들 양의학이 한의학보다 더 과학적인 방법에 바탕을 두고 발전해온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여기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어느 의학이 더 우주와 인체와 사물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느냐에 대한 대답은 두부 모 자르듯 할 수는 없겠으나 한의학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지금까지 원론적인 이야기를 에둘러 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양의술이나 한의술 모두 경험에 의한 측면과 과학에 의한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여기서 양의학은 과학 측면에 방점을 두고 한의학은 경험 측면에 무게를 둔 측면이 있다. 환자나 시민들도 그렇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경험 또한 과학적 측면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과학적 설명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 비과학적으로 보이거나 불확실성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한의술이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다면 이들 경험 가운데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거나 이론 또는 이를 설명하는 모델로 만드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어떤 한방요법이나 한의술이 많은 사람들의 질병 예방과 치료 등에 도움을 준다면 그것이 어떤 원리로 그런 현상을 나타내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연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 설명을 현대과학의 방법으로 못한다면 논리적, 철학적으로라도 해야 한다. 그냥 했더니 낫더라고 설명하거나 극히 일부에게만 적용돼 효과가 나타난 시술은 현대사회에서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방에서는 이를 두고 비방이라고 하는 등 신비주의로 미혹하게 하려는 경향이 최근까지 일부에서 있었다. 사람들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비방(秘方)은 비방(誹謗) 받을 소지가 있다. 특히 양의사나 양의학자로부터 이런 비방을 많이 듣는다. 대한민국 한의학이 계속해서 살아남고 또 발전하는 길은 바로 비방(秘方)과 비방(誹謗)을 멀리하고 없애는 것이다. 환자들이나 시민들도 비방만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

분명 사람 가운데는 어떤 능력이 다른 이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있다. 그래서 운동경기에서 우승자가 있고 기록보유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사-양의사든 한의사든-가운데서도 분명 뛰어난 솜씨, 즉 의술을 지닌 사람이 있다. 의술은 손재주나 기술만을 가리켜서는 안 된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 사람에 대한 믿음, 성실성, 돈에 매몰되지 않는 품성, 친절, 공감, 소통 등등이 모두 의술의 중요한 요소들이다. 앞으로 한의계가 보다 과학적으로 한의학을 발전시키고 이를 토대로 의술을 베푼다면, 또 양의사보다 더 인간적으로 환자를 대한다면 지금보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국민의 의사가 될 수 있다.
안종주의 다른기사 보기  
ⓒ 민족의학신문(http://t673.ndsoft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제 30회 한국의사학회 정기학술대...
2019년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 -...
대한동의방약학회 2019년도 상반...
2019년 통합뇌질환학회 파킨슨병...
2019년도 한방척추관절 전문가과...
2019년 제55차 대한한방소아과...
영화읽기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조직도찾아오시는 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명칭 · 제호 : 민족의학신문 | 서울특별시 동작구 성대로 1길 2 | Tel 02-826-6456 | Fax 02-826-6457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06529 | 등록연월일:1989-06-16 | 발행일자 : 1989-07-15
발행인 · 편집인 : 임철홍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임철홍
Copyright 2009 민족의학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medi@mj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