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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2007.05.07 00:00
  • 호수 661

[책소개] 강순희 까치글짓기 독서·논술 딩진지사장-삶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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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자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고 혹자는 명예를 얻어야 성공한 삶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보다 한 차원 높게 생각한다면 삶에는 뭔가 가치있는 것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그것을 찾아 최선을 다한다. 모두가 맞는 말일 것이다.
  로버트 뉴튼 펙이 1972년에 쓴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을 읽다 보면 현재 우리의 삶에서 놓치고 있는 어떤 끈끈함이 있다. 치열함이라고 해야 할까? 진정성이라고도 부르는 그것은 주인공과 그 가족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대해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통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우선, 첫 서두! 로버트가 옆집 젖소가 새끼 낳는 것을 도와주다 곤경에 처하는 장면인데 생생한 묘사가 돋보인다. 그러면서도 저속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또한 로버트의 부모님의 생활 역시 지금의 생활과 비교하여 생각할 만한 것이 많다. 세이커 교도들인 그들은 절대로 사치하거나 이웃을 모르는 척하지 않는다. 청교도적인 생활 방식으로 근면 검소하고 두터운 신앙심으로 생활을 꾸려 가는데 물질만이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둘째, 가족 간의 유대감과 이웃들과의 배려를 높이 사고 싶다. 로버트가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이웃집 젖소의 새끼 낳는 것을 도와준 댓가로 귀여운 새끼 돼지 한 마리를 선물로 받는다. 로버트는 검소한 생활 속에서 '자기 것'이라고는 처음으로 갖게 되는 것이라 애지중지하며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그것은 돼지 대하는 태도라기보다 마치 친 동생을 대하는 모습이었다. 깨끗이 목욕시켜주고 어떤 날은 같이 자기도 한다. 그런 로버트를 가족들과 이웃사람들은 모두 이해하고  이런 지극 정성에 대해서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또 문제가 생겼을 때는 기꺼이 같이 의논상대가 되어준다. 특히, 로버트의 아버지는 글씨는 모르지만 인생의 순리를 알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독실한 신자로서 아들의 인생에 나침반이 되어주었다.
 셋째, 삶에 대한 뜨거움이 있다. 어려운 현실을 피하려 하기보다 운명에 순응하며 담담히 받아들이는 태도는 정말 요즈음 우리가 본받아야 될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끊임없이 땅을 일구고 근면하게 일하는 로버트의 아버지와 어머니, 로버트 그리고 주위 사람들! 로버트와 어머니는 돼지 잡는 아버지에게서 나는 이상하고 역겨운 냄새에 대해서 ‘성실한 노동의 냄새’라고 이해를 하고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소설의  백미는 마지막이다. 겨울을 지나면서 연로한 아버지는 폐결핵쯤으로 보이는 병을 얻어 힘겹게 시간을 보내다 5월이 되자 세상을 떠난다. 그때 주인공 로버트의 나이는 고작 열세살! 그러나 누구보다도 의젓하게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장례를 치르지만 가난한 현실은 장례식에 상주로서 입어야 할 마땅한 옷이 없음을 통해서 여실하게 드러난다. 그때 로버트는 처음으로 “나는 왜 이렇게 가난합니까?” 절규를 한다.
 책은 사람이 만들지만 책이 사람을 만들기도 한다.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는 이 시대에, 많이 부족한 삶의 이야기,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생의 의미가 충만한 이야기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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