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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기획 - 여성과 미래,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 ① ] 꾸밈없는 열정의 개혁가 김명숙 청양군의회 충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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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여 남성의 눈이 아니라 그대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나는 주민이 뽑은 4년 계약 전문직” 당당하고 겸손하게 일한다

편집자주 - 본지는 인근 시군 여성들의 활약과 그들의 새로운 전망을 통해 우리지역 당진의 잠재된 발전동력을 찾고자  ‘여성과 미래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 이라는 주제로 총 4회에 걸쳐 2007년 9월기획을 연재한다.


청양의 정치사 새로 쓰고있는 최초의 선출직 여성의원
 제5대 청양군의회 김명숙(사진,42세) 의원에게 붙는 수식어는 무수히 많다. 청양군 의정사에 최초로 등장한 여성후보, 조직도 돈도 없이 겁 없이 선거에 뛰어든 맹렬여성,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최다득표로 당선된 정치신인, 청양군 최초의 선출직 여성군의원.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인구 3만5천의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농업군인 청양군이 40대 초반의 젊은 여성정치신인 김명숙을 최다득표 군의원으로 선출했을 때 그 결과에 놀라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다부진 각오가 없었다면 선거에 뛰어들지 않았을 본인조차도 최다득표라는 결과가 놀라웠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작년 2월까지 〈청양신문〉 기자를 거쳐 <뉴스청양>이라는 지역신문의 편집국장으로 일하다 뒤늦게 선거에 뛰어들었다.
 조직도 돈도 없었다. 더욱이 그녀가 공천을 받은 열린우리당의 지지도는 최악이었으며 심지어 소속당의 군수, 도의원 후보는 아예 없었다. 시쳇말로 수많은 핸디캡을 안고 ‘맨땅에 헤딩하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해냈다. 김명숙은 태안군의회 이용희 의장과 더불어 충남지역에서 선출직으로 당선된 단 두명의 여성의원으로서 당당히 서있다. 그녀는 초선에도 불구하고 제5대 청양군의회 총무위원장을 맡아 수많은 의제를 앞장서서 발의하는 한편 누구보다 날카롭고 논리적인 질문과 비판으로 행정의 낡은 관행과 타성, 구습에 맞서 싸우고 있다. 여성의원들의 모임인 충남여성의원의정발전연구회(회장 이용희)의 총무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수많은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그녀의 의정활동과 일상은 치열해 보인다. 주말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어김없이 의원사무실로 출근해 의정활동연구를 하는 한편 수시로 현안이 있는 현장에 답사를 나간다. 그러나 선거구민의 애경사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럴 돈도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저는 지역주민을 대신해 지역살림을 돌보라고 주민들이 뽑아준 4년 계약직 전문가예요. 제가 할 일은 애경사에 다니며 차기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제 월급을 주는 주민들께 계약을 수행하는 것이죠. 연구를 하자면 하루 24시간도 부족한 실정인 걸요.” 이런 탓에 응원도 많이 받지만 욕도 많이 먹는다는 걸 안다. 그러나 이 원칙을 지켜나가기에 정작 어려운 장벽은 전문직으로서 의원직을 수행하기에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연봉이다.     

 

   정치꾼은 다음선거를, 정치인은 다음세대를 생각한다
 청양군청 4층 의원사무실에 칸막이로 나누어진 그녀의 자리에는 “모든 지식과 신념은 사실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도법스님의 말이 적혀있다. 또 의원에 당선되고 나서 희망제작소(대표 박원순)가 주최한 의원교육에 참석한 기념으로 받은 ‘의원10계명’도 반듯하게 책상위에 놓여있다. 지역신문에 종사해온 지난 15년의 시간도 자유로운 개인생활은 아니었지만 완전한 공인(公人)으로서 살아가는 지금, 지치고 팍팍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 혹시 나침반을 잃은 채 나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점검할 때 이 짧은 글들은 그녀자신을 다시금 초심(初心)에 서게 해준다. 현실보다 원론에 치우쳤다고 여겨질 때에도 마찬가지다.
 “늘 주민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지냅니다. 그분들이 오늘의 저를 있게 해주셨고 그분들이 저에게 일한 댓가를 주고 계시니까요. 당연히 그분들께 보답을 해야죠.”
 분심이 생길 때마다, 가끔씩 혼란이 있을 때마다 그녀가 되새겨보는 또다른 말이 있다.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만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말이다.
 김명숙 의원에게는 열정 못지않은 진정성이 있다. 그러한 진정성은 원칙에 대한 한결같은 믿음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를 배반하지 않았다. 청양군민이 조직도, 돈도 없는 여성 김명숙을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더 늦기 전에 누군가 여성 진출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선거에 뛰어든 것도, 오로지 성실함과 소신만을 가지고 직접 논밭길을 헤집고 다니며 주민들을 만나 선거운동을 했던 것도, 40대를 제외한 전여성층에서 골고루 표를 얻어 당당히 여성대표로, 군민의 대표로 인정을 받은 것도 이심전심이었다. 정치인이라면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선거구민 관리(?)’를 염두에 두지 않고 소신껏 원칙을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최근의 용기 또한 거기에서 나온다. 소박한 복장과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에 그녀만의 당당함과 겸손함이 배어있다.
 그녀의 진정성은 출마동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역신문 제1세대로서 15년간 지역신문에 몸담아 헌신하면서 그녀가 느낀 것은 “뒷북치기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떤 정책이든 실행단계로 접어들기 전에 주민에게 공개되어 토론되고 검증되어야 그 문제점이 시정될 수 있는데도 언론이 아무리 발빠르게 보도해도 결국은 개선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나 있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최근 수많은 난관 끝에 ‘청양군 셋째이후 영유아 보육료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대한 수정안’을 입안, 통과시켜 수혜자 전원에게 직접 지원금이 돌아가도록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여성들이여 그대와 그대 자녀의 권리를 찾아라
 “수많은 편견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미래를 설계하는 능력과 공(公)과 사(私)의 구분능력이 뛰어나고 합리적이며 공익을 우선할 줄 압니다. 그리고 원칙을 지키려는 용기가 있습니다. 여성이 정책을 다룰 때 우리 사회는 바른 방향,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김명숙 의원이 볼 때 대부분의 정책과 지역개발이 주먹구구로 이루어지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단편적인 전망 때문이다. 이 근시안적인 관점은 미래 세대를 생각하지 않는 무책임과 게으름 때문이다.
 “교육문제는 교육청이, 농업문제는 농업기술센터가 알아서 해주는 게 아닙니다. 교육도 농업도 모두 우리 자신의 문제이자 우리 자녀들의 문제입니다. 그것을 총체적으로 다루어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가자는 게 지방자치의 핵심입니다. 지방자치의 목적은 결국 우리 삶의 문제를 우리가 다루자는 데 있다고 봅니다.”
 김 의원은 지역사회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며 여성단체들에게 당부했다.
 “여성들은 상당히 세력화되어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활동이 행사에 치우쳐있고 지역 현안에 관심이 없습니다. 만일 여성이 지역정책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연구하고 정책을 내놓고 당당히 요구한다면 작은 지역사회에서도 많은 것이 바뀔 수 있습니다. 우선 지역신문의 톱기사들을 통해 지역현안에 대한 기초정보를 얻으십시오. 그리고 삼삼오오 모여 연구를 하고 토론을 하십시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역에 여성의원이 있다면 반드시 여성의원과 연대해 해결책을 찾으십시오. 또한 여성의원을 지원하십시오. 여성의원의 활약은 더 많은 여성의원의 진출과 전체 여성의 활동에 큰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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