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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동안 해야 하는 공부
도서비평 |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2016년 06월 24일 () 09:09:19 신홍근 mjmedi@mjmedi.com


고미숙은 1960년 강원도 정선출생으로 고려대학에서 고전문학박사를 받았다.

   
고미숙 著
북드라망 刊

‘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등의 저서가 있다.

공부란 무엇일까?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Boys, be Homo Kungfus!

인간은 다차원의 존재이다. 생물학적으로는 동물이기에 먹고 마시고 숨 쉬고 움직이며 산다. 음식과 공기가 없다면 생존이 불가하다.

또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기에 혼자서는 태어날 수도 살아갈 수도 제대로 죽을 수도 없다.

인간의 존재는 이런 제한 속에 살지만 지성(知性)이 있기에 이를 넘어 선다.

건장한데 지성은 거의 죽어 있다면 이는 사람다운 삶에 미흡하니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몸을 위해서 먹고 마시고 숨 쉬듯이 지성도 영양과 배설 호흡 등의 대사가 필요하다.

지성을 갈고 닦고 연마하고 양육하는데 공부만한 것이 없다.

지성은 나이 학력과는 다르다. 세살 어린이가 여든 살의 대학교수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 공부는 지식과 정보의 전달을 넘어서는 곳에서 시작한다. 그러니 지금의 학교에서 하는 것은 공부의 본류에서 한참 멀다. 공부는 한계를 알게 하고 이를 돌파하는 향상의 자유도 준다. 공부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창시절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동안 하는 것이다. 생물적 존재를 넘어 지성의 존재, 전인적인 존재의 삶을 누리려면 공부는 선택 아닌 필수이다. 시도 때도 없이 어디서든 간단없이 해야 참 공부이다. 간화선에서 화두일념으로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 간에 화두를 놓지 않아야 한다. 더 나아가 꿈속에서도, 꿈조차 없는 깊은 잠에서도 화두가 성성하면 어둠의 칠통(漆桶)을 타파한다 했다. 공부는 존재의 의미이자 특권이다. 인생역전도, 탈피와 변신도 공부로 인해 가능하다. 매미와 나비는 허물을 벗지 못하면 하늘이 있어도 날 수가 없다.

그러니 공부가 아니라면 존재해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의 저자 ‘앤서니 라빈스’는 고생하던 젊은 시절 멘토 ‘짐론’의 “여보게 톰(앤서니의 애칭), 끼니는 걸러도 책은 거르지 말게나.”는 말을 심장에 새기고 그대로 실천했다. 공부란 대상이 아닌 본체이다. 먹고 마시고 숨 쉬듯 간단없이 해야 한다.

공부는 특정인이 아닌, 숨 쉬고 먹고 마시는 모든 존재에게 축복이고 은총이다.

“부귀하면 부귀한 대로 공부할 일이요, 빈천하면 빈천한 대로 공부할 일이다.”

- 주자 -

학창시절 중국무술을 수련했다. 지금은 우슈(武術)라 부르지만 그때는 쿵푸(功夫)라 했다.

한 스승께서 쿵푸(功夫)를 파자해서 “공(功)은 정교(工)하게 힘(力)을 기울여서 경륜과 내공을 쌓는 것이다. 우선 사람(人)이 되고 그 다음 작은 경계를 넘어 큰 사람(大)이 되고 더 큰 경계(天)를 넘어 지아비(夫)가 되는 것, 이 두 가지(功과 夫)의 합이 ‘쿵푸’이다.”라 하셨다.

듣고 보니 호신과 건신, 양생, 격투술을 넘어 아득한 그 무엇이 있는 것 같았다.

옛 사람의 공부 지견(知見)을 접하고 알게 되면서 이제는 아득하고 모호함이 약간은 걷히고 길이 조금씩 보인다. 한 걸음씩 때로는 반걸음씩, 성큼성큼 조심조심, 당당하고 의연하게 겁먹은 듯 살짝살짝, 때로는 흔들리며 때로는 태산 같이, 빠른 듯 느린 듯 눈앞의 길을 걷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모두 함께 걷는 길이니 결국 모두가 도반(道伴)이다. <값 1만2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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