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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농어업정책, 허둥대면 안된다 - 이철환 전 충남도청 농림수산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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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에 희망의 꽃봉오리들이 앞다투어 터지고 있다. 가을과 겨울을 잘 보내고 봄을 준비한 동식물들은 새 삶의 기회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농촌도 밭을 갈고 논을 갈며 볍씨 담을 준비를 하고 있으니 그 옛날과 다름없이 농사채비에 분주하다.
 그러나 우리 농민들은 그저 한숨소리만 깊어지고 있다. 이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유럽연합, 한·중간 FTA 진행 등 자유무역협정 소식만 봇물이 터지고 있고 그래도 한 구석에 실오라기 연명을 지탱해온 축산업마저 이미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고 있으니 참으로 불안하다.
 우리 국민들은 농어업은 자연산업이고 생명산업이라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왔었건만 이렇게 되고 말았다.
 자원이 전혀 부족한 우리나라 경제는 70% 이상을 해외 경제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라서 지난 1년간 밀 곡물가격 130% 폭등과 올 들어 벌써 30% 가까이 오른 옥수수가격 인상으로 축산업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는 등 농업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우리의 쌀 안보 증산은 세계 밥을 먹는 나라들의 쌀 파동에 그래도 자급자족 국이 되었으니 얼마나 대견한 일인가! 이와 같이 우리 정부와 농민들은 쌀 산업기반만은 철저히 지켜왔던 것이다. 다만 그때그때 위기가 몰아치면 임시 진단식 처방으로 지켜온 우리 농어업이었기에 이렇게 연약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의 이웃 일본의 예를 들어보자. 우리보다 앞선 유럽 등과의 자유무역 협정에 대한 대비도 철저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 곡물 파동에 의한 세계 축산 사료값 폭등에 우리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는 있다지만 그들은 30%의 옥수수값 인상에 축산농가 부담만은 그리 높지 않은 7% 수준이라니 그들은 이미 탄탄한 출하기금을 조성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농어업은 어떠한가? 물론 구조개선, 복지 농어촌, 체험관광 농어촌 건설이니 하면서 투자를 외면했던 것은 아니다. 또한 안이한 경영을 해왔던 우리 농어민에게도 문제는 있을 수 있다.
 당진은 전국뿐만 아니라 우리 도내에서는 두 번째로 축산업의 규모가 큰 웅(雄)군이다. 조수익을 보더라도 쌀 생산 보다 앞서고 있는 현실이다. 흰 물결치듯 넓은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오이, 수박, 딸기, 토마토, 시금치, 봄배추, 등이 시장 나갈 채비를 하고 있지만 이들 작물 값도 불안하기 그지없다. 태안 앞바다 유류 재해로 예기치 못한 어업피해는 맨손어민과 영세 상인들의 생계에 위협을 주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나 그리고 농어민 모두 깐깐하게 챙기고 꼼꼼히 살펴보자. 어느 곳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크게 보자. 제발 이론적 탁상 행정에 젖어있지 말고 현장을 좀 보자.
 어디에서 썩고 있는지, 어느 곳에서  탈이 나고 있는지, 우리 농어업의 취약점과 강점은 어디에 있는지, 과감히 투자할 것은 투자하고 지원할 것은 지원해야 한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과 획기적인 예산을 세워 놓고 자치 단체와 농어민과 소비자가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당진 농업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제발 일회성, 전시성, 행사나 선심성 투자는 하지 말고 과감한 기금 조성을 해야 한다.
 우리 당진농어업은 희망이 있다. 지리적 이점뿐만 아니라 바다와의 조화로 자연풍광을 이용한 3차원 농어업도 가능한 곳이다. 또한 우리의 것을 고귀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원산지 표시제를 철저히 이행하게 하고 반드시 지도단속에 임해야 할 것이다.
 오래 전부터 시중에 돌고 있는 삼겹살, 쇠고기 등의 원산지 의심 등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지 오래이다. 우리의 것, 우리의 재래종 농산물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한편으론 고집만 하지 말고 해외 농업도 눈을 돌려야 할 때이고 유통 회사도 설립하는 방안은 물론 청장년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농업 뉴-타운을 건설 해보자고 제안한다.
 참 살맛나는 그런 농어촌 집을 하얀 언덕위에 지어보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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