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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2.09 00:00
  • 호수 747

신평면 피해농가 - 이희준(금천2리)씨의 비닐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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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 지원, 융자 해준데도 고스란히 내 빚이죠”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서 아직도 손을 놓고 있어요”
눈이 녹아 물이 차 내려앉은 비닐과 그 위로 구부러진 철 구조물만 남아있는 비닐하우스. 무너진 400평의 연동 비닐하우스에는 상추가 아직도 싱싱하고 파릇했다. 그간 봄 같은 날씨에 비닐하우스 천장이 없어도 잘 자란 상추는 크기만 좀 더 자란다면 상품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신평면 금천2리에 사는 이희준(49)씨는 설 연휴 전부터 내린 눈으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4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의 눈을 쓸어냈지만 9동 중 4동이 무너졌다. 겨우 내다 팔기 시작한 상추를 그냥 묻어야 할지, 다시 비닐하우스를 지어야 할지 고민이다. 
“무너진 비닐하우스도 어떻게 손을 댈지 모르겠고, 조금만 더 지나면 팔 수 있는 상추를 보면 마음이 아파요.”
400평의 비닐하우스를 다시 지으려면 5천만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는 이씨. 자동화 시설 재배를 하던 터라 비닐하우스를 다시 짓기 위한 비용 외에도 자동재배시설 재설비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의 비닐하우스에서는 겨울엔 상추를 재배하고 다른 계절엔 오이와 방울토마토 등을 재배했었다. 겨울엔 난방을 따로 하지 않아도 잘 자라는 상추를 심어 상추 한 상자에 1만8천원, 하루에 20상자를 꾸준히 판매했다. 하지만 올해는 한창 상추를 출하하려던 시기에 눈 폭탄을 맞아 애써 키운 상추 앞에서 한숨만 쉬게 됐다.
“다른 비닐하우스들은 난방이 꼭 필요한 꽃이나 버섯 등을 키워서 피해가 덜 했을거에요. 비닐하우스가 따뜻하다보니 눈이 비닐에 닿자마자 녹았는데 우리는 난방을 안하니까 쓸어내도 속수무책이었죠. 상추는 키울 때 비닐하우스 관리를 잘하고 이불만 덮어주면 난방기구 없이 잘 자라니까 기름 걱정 없이 키우기 좋아요. 근데 피해를 입고보니 차라리 난방을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이 씨의 비닐하우스는 2002년 폭설에도 무너진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비닐하우스를 새로 지어 지금껏 농사를 지어왔었다. 하지만 올해는 선뜻 다시 지을 마음이 앞서지가 않는다.
“정부에서 35%지원하고 55%융자를 받고 나머지는 본인 부담이라고 하던데 어디 10%만 본인 부담인가요. 융자를 받으니까 사실상 65%가 내 부담이죠. 피해 있을 때 융자받아서 다시 짓는다 해도 그 비용이 50%이상 고스란히 내 부담이 되니까 농가부채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죠. 더 이상 빚지기도 싫고, 지금 짓는다 해도 농사를 얼마 못 지을 것 같으니까 다시 지어야 할지,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건지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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