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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진시대 시론]김남철호산나교회 담임목사 - 봄(春)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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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봄은 3월부터 5월까지를 말한다. 입춘이 되면 동풍이 불고, 얼음이 풀리며, 동면(冬眠)하던 벌레들이 깨어나면서 봄을 느끼도록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입춘이 되면 대문 기둥이나 대들보 혹은 천장에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고 써 붙이는 풍습이 있었다. 농가에서는 보리 뿌리를 뽑아 보고 그해 농사가 잘 될지 어떨지를 미리 알아보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의 봄의 절기는 여섯가지 정도다.

입춘(立春, 2월4일): 새해를 상징하는 절기로 봄이 시작되는 때.
우수(雨水 2월18일): 날씨가 풀리고 봄기운이 돋아나는 시기로 논, 밭두렁을 태우며 본격적으로 영농준비를 하는 때.
경칩(驚蟄, 3월5일): 겨울 잠자던 개구리가 나오고, 초목의 싹이 돋아나는 때.
춘분(春分, 3월20일): 지구상에서 밤과 낮의 길이가 거의 같아지는 때.
청명(淸明, 4월5일): 화창해 지는 시기로 논농사의 준비작업인 논둑에 가래질을 시작하는 때.
곡우(穀雨, 4월20일): 봄비가 잘 내리고 백곡이 윤택해지는 때로 본격적인 농경을 시작하는 때.

 그러고 보면 봄의 모든 절기는 농경사회를 중심으로 생성된 말임을 볼 수 있다. 한국사회는 예로부터 음력을 사용하면서 농경문화를 이루며 살아 왔다. 이제 현대사회에서는 산업화가 되면서 도시문화를 이루어가고 있다. 정보매체의 발달로 농촌도 도시 문명문화를 이루며 살고 있다. 도시 문명문화 속에서의 봄은 농경문화의 봄과는 다르다. 도시에서는 봄을 감각적으로 느낀다. 특히 옷의 감각에서 더욱 빨리 느낀다. 농촌에서는 몸 전체로 봄을 느낀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느낀다. 올해의 봄을 나는 농경문화 속에서 느낀다. 송악면 오곡리에서 송산면 명산리로 이사를 하였기 때문이다.
 추수감사헌금으로 농촌지역에 교회를 개척하기로 한 새문안교회는 13년 전에 교인이 기증한 1400평의 땅에다가 교회 개척을 한다고 해서 내가 지원을 했었다. 13년 전에 고향인 당진에 와서 작은 농촌 마을에 교회를 개척했다. 도시문화를 떠나서 농경문화 속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이곳이 도시화로 개발이 된다고 한다. 새문안교회의 욕심에 의해서 교회는 문을 닫았다. 나는 더 깊은 산중에 있는 교회로 옮겼다. 이곳은 봄의 생명이 더 활기차다. 땅이 녹으니 장화를 신고 다녀야 할 정도이다.        
 봄이 왔다. 흙에서, 나무에서, 땅속에 있는 곤충들에서 봄이 왔다. 도시 문화 속에서의 봄이 아니라 농경문화 속에서의 봄을 맞이한다. 이것 또한 행복이다. 봄의 행복을 빼앗는 인간들의 욕심은 점점 확산되어가고 있다. 나의 고향 당진에서도 봄의 행복이 점점 빼앗겨지고 있다. 어느 시인의 절규처럼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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