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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부터 성격까지 좌우하는 미생물의 힘
도서비평┃ 내 몸속의 우주
2019년 04월 26일 () 06:56:10 김홍균 mjmedi@mjmedi.com

수천 년 동안 인체를 소우주(小宇宙)로 여겼던 동양의 시각은, 이제 서양에서도 미생물을 통하여 어느 정도 같아지는 것으로 보이는 책제목이다. 그만큼 동양의학의 시각으로 이 책을 대하면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물론 내용도 쉽다. 쉬운 만큼 접근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같은 시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특히 우리나라 같이 동서의학의 견해차가 많이 나는 관계에서는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가까이 할 수 있는 분야이다. 사실 미생물의 세계를 연구하는 것은 생물학이지만, 이 생물학을 중심으로 한의학과 양의학이 같은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필자로서는 간곡하다 할 정도의 마음으로 이 책을 소개하는 바이다.

   
롭 나이트‧브렌던 불러 著, 강병철 譯, 문학동네 刊

이 책은 테드(TED.com; 100여개의 언어로 과학, 비즈니스, 국제 문제 등의 주제를 짧고 강력하게 전파하는 비영리단체)에서 강연되었던 것을 책으로 편집한 것인데, 인체에 살고 있는 미생물에 관하여 모두 7개의 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약 10조 개의 우리 각자의 인간세포가 품고 있는 약 100조 개의 미생물이 활동하기 때문에, 우리는 거의 우리가 아니며 우리는 각자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종을 놓고 보더라도, 압도적으로 많은 세균, 고세균류, 효모 등 단세포 생물들이 인체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인체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미생물 세계를 이 책을 통해 탐험하다 보면, ‘대체 나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저절로 품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 미생물들은 과거 학부과정에서 ‘병원미생물학’을 통해, 세균이란 인체를 병들게 하는 존재로 배워왔고, 이들 미생물들을 어떻게 인체에서 몰아내느냐가 질병치료의 관건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 세균은 유해균과 유익균으로 나눠보면서, 이들과의 공존이야말로 진정한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관건이라고 하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한의학에서 얘기하는 음양(陰陽)적 균형과 일치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인체 각 부분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세균들에 대한 얘기는 상하, 좌우, 전후, 내외를 통해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말과 같다. 특히 가장 종류도 다양하고 그 수도 많은 세균이 우글거리는 장내미생물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데, 자연과의 친화 속에 얻어지는 생태계를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몸을 하나의 생태계로 보고 조화와 균형으로 질병을 다스려 나가고자 하는 것은 한의학과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몸이 이루고 있는 생태계에 항생제를 써서 폭탄을 투여하듯이 치료를 삼는 현대의학을 꼬집으며, 오히려 자연에서 얻어지는 미생물의 조화로운 환경에서 질병을 다스릴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한의학과 같이 장부(臟腑) 간의 조화로움이라든가, 경락(經絡)으로의 연결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식품으로의 미생물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를 통해 얻어지는 생리적 현상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공(天空)의 양기와 수곡(水穀)의 음기의 조화로움이 장부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우리가 일깨워야 할 것이다.그러기 위해 우리의 역량을 더욱 높여야 할 일이다.

 

김홍균 / 서울시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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