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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지사, 토론회서 자리 박차고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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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토론회 녹화중 한나라당 관련 질문에 토론회장 빠져나가
시민단체, “쓴소리 거부하는 것은 도민과의 소통 거부하는 것”

이완구 충남도지사의 튀는 언행이 다시 한 번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 오전 10시40분 대전방송(TJB) 공개홀에서 충남도정과 관련해 민선 4년을 평가하는 토론회 녹화방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토론회를 시작한 지 20여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녹화장을 나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녹화방송은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장호순 교수의 질문으로 시작했다. 토론은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정연정 교수의 사회로 장 교수와 단국대 경제학과 이효선 교수가 질문자로 참여했다.
장 교수는 이 지사에게 지역균형발전 문제와 관련 “첨예한 문제임에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역균형발전 정책에서 후퇴하고 있어 도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도지사의 대처방안을 설명해 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도지사직을 걸고 추진하겠다”고 답했고, 장 교수는 “도지사직을 걸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냐”고 재차 질의했다. 두 사람의 토론이 뜨거워지자, 이 지사는 토론 시작 20여분 만에 “충남도정을 평가하는 자리에 한나라당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편파적이고 의도가 있는 질문”이라며 “함께 토론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말하고 스튜디오 밖으로 나갔다.    

2007년에도 토론 도중 자리 박차고 나가
이 지사가 자리를 떠 녹화가 중단되자 장 교수도 자리를 떴다. 하지만 대전방송(TJB) 측은 장 교수를 패널에서 뺀 상태에서 이 지사를 설득해 오전 11시30분경 방송녹화를 재개하고 낮 12시 반쯤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장호순 교수는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반론을 하거나 답변을 하면 되는데 질문자를 편파적이라고 공격하고 인터뷰 자체를 거부한 것은 매우 황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어 “도민의 일원으로 패널로 참여해 질문했고 충남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께서는 이에 답변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자로서 오만한 자세일 뿐만 아니라 도민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개인적 인격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도민들을 어떤 식으로 대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대전방송 측이 상의 없이 자신을 뺀 상태에서 방송녹화를 재개한 부분에 대해서도 “방송사가 도지사의 요구에 따라 패널을 마음대로 제외시킨 것은 특정인이 입맛에 맞는 패널을 선정하도록 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2007년 7월 대전KBS 방송총국 주최의 민선4기 평가 토론회 녹화방송에서도 토론 도중 자리를 박차고 스튜디오를 이탈한 바 있다. 이 지사는 당시 토론자 중 한 명인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상선 대표가 “(충남도정이)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도민은 보이지 않고 도지사 개인의 현란한 스타 플레이어 경기를 본 느낌”이라고 쓴소리를 하자 이같이 반응했다. 당시 이 지사는 “이런 방송토론은 할 수 없다”며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 녹화방송이 10여 분간 중단됐다. 이 지사는 방송토론이 재개된 후에도 “토론자 선정이 잘못됐다”, “질문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등 토론자들에게 면박을 줘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2년 만에 방송국과 토론자가 바뀐 상태에서 비슷한 상황이 재현된 셈이다.

시민단체 “쓴소리 거부하는 소통을
 일방적으로 하겠다는 낡은 사고”
이에 대해 당시 상황을 지켜본 충남도 공보관실 관계자는 “첫 질문에 나선 장 교수께서 처음부터 공격적인 질문을 재차 던지고 이 지사님의 답변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말 허리를 끊어 갈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방송(TJB) 담당 PD는 “방송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해프닝이 있을 수 있다”며 “오늘 일은 사전 각본 없이 자유롭게 진행하다 생긴 것으로 전혀 이슈화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김지훈 집행위원장은 “도지사께서 반복적으로 토론회 도중 질문 내용을 문제 삼아 자리를 뜨는 것은 비판의 목소리를 막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쓴소리를 거부하는 것은 도민과의 소통을 일방적으로 하겠다는 낡은 사고에 다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방송에 대해서도 “장호순 교수를 참여시키지 않은 가운데 토론회를 재개한 것은 애초 방송취지와 다른 것으로 방송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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