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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철환 전 당진부군수]요승(妖僧) 신돈과 무학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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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역사는 심판한다 -

요음 돌아가는 시국을 보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지난 5월 생각조차 하기 힘겨운 충격적인 사건만도 그러려니와 6월의 정국도 그 일체를 담보하고 대치와 투쟁만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이렇게 반년이 흘러가고 있다. 후대 역사학자들은 지금의 정국과 이 나라를 어떻게[ 기록을 남길까. 겁도 없는 바보들의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도 역사의 인식을 바로 보지 못하는 것일까?
지난 14세기의 「신돈」이란 승려와 ‘무학’이란 대사를 비교해 보면 알 법도 하다.
고려말에 요승(妖僧)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신돈’과 국선초의 고승으로 이름 높았던 ‘무학’대사는 사실상 같은 시대의 인물이였다. 이 두 사람은 모두 고려왕조가 쇠하고 조선왕조가 흥하던 시기에 함께 살아온 인물들이면서 「신돈」은 공민왕에게 기용되어 왕의 총애를 등에 업고 과감한 개혁정책을 추진하여 한 때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기도 하였으나 끝내 지나친 권력의 남용과 왕의 시해에 가담했다가 결국은 죽음을 당한 사람이다.
반면에 ‘무학’은 이성계의 스승으로 조선 건국에 참여했으며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등 국사(國師)로서 명망이 높았던 인물. 이렇게 같은 시대에 살면서 모두 나랏일에 참여했음에도 두 사람의 역사적 평가는 사뭇 다르다.
‘신돈’은 망해가는 고려를 위해 「무학」은 일어나는 조선을 위해 일했던 차이가 역사적으로 평가를 달리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반대로 ‘신돈’이 조금 늦게 태어나 이성계를 위해 일했다고 생각해보고 무학이 공민왕에게 기용되어 일한 인물이라면 이들의 생애와 조선의 역사를 어떻게 바뀌었을까?
지금 이 나라의 역사를 이끌어가는 주인들은 가슴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저무는 대통령과 뜨는 대통령을 모셨다하여 그 직을 물러나면 대통령을 포함하며 그 가족들과 측근자들이 줄줄이 감옥 가는 것일까? 이는 정권과 권력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역대 대통령들과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풍자를 보더라도 모두가 사람과 능력의 문제이고 기본의 문제인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주도하는 인물들을 면밀히 보아도 사후 역사적 평가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할말, 못할 말 다하고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는 짓거리들을 서슴치 않으니 이렇게 나라가 어지럽다. 어려워진 경제에 서민들은 하루 벌어 하루살기도 힘든데 등 따습게 세금을 먹고사는 무리들은 걱정이 될 수가 없다. 북에선 사람을 인질로 잡고, 관광 갔다가 총 맞아 죽고, 바다에서 쏴대는 핵폭탄이나 로켓쯤은 남의 나라일이 되어버렸고 개성공단에서 희롱당하고 있건만 걱정도, 대책도 없다. 좌파, 우파와 진보와 보수라는 사람들이 투쟁만 하면 되는 모양이다.
권력을 쥔 자들의 관대함도 없고, 실세라고 하는 사람들의 뻔뻔함도 여전하다. 부모를 죽인 원수들 같이 치고 받는다. 무슨 앙금이 그리도 깊어 국회를 공전시키고 대화나 타협은 실종되었는가?
그것이 그렇게도 어렵단 말인가? 도대체 민주주의가 무엇인가? 민주주의란 자유와 평등이다. 자유와 평등은 오직 법의 틀안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시위만이, 투쟁만이 자유요 민주주의란 말인가? 지나친 억지도 문제려니와 공권력 행사에도 능숙함이 없다. 그러기에 우리 국민들은 말을 잊고 있다. 지금 시점의 시국선언도 겸허히 들어야한다.
수많은 애도의 행렬도 특정 정파를 위해서가 아니다. 그저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우요, 불쌍하다는 감성에 의한 자연스런 행렬이 아니었을까도 생각한다. 한 발씩 물러나 타협하고 어려워하는 국민들의 생활에 눈을 돌리자. 적어도 식견이 있다면 모두 내 탓이란 넓은 아량으로 앙금도 지워보자.
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역사의 주인공들은 사후에 어떤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두려워 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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