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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6.29 00:00
  • 수정 2017.08.07 16:13
  • 호수 767

당진읍 읍내리 신경남 씨가 추천하는 <어머니, 내 안에 당신이 있습니다>
그립고 그리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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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남 당진읍 읍내리

작년 이맘 때의 일이다. 동생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난 믿을 수가 없었다. 2년 이상을 간병하시는 분이 돌봐야 될 만큼 노환이 심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쉽게 가실지는 몰랐다. 돌아가시기 한 달 전에 엄마를 찾아뵈었는데 조금은 쇠약해보여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엄마, 다음에 올 때까지 꼭 살아 계셔야 해요’라며 수없이 주문을 외웠었다. 그러나 무정한 우리 엄마는 끝내 저 세상으로 가셨다. 나중에 알고보니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엄마께서 위독하신 때가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엄마께서 그렇게 쉽게 떠나실 줄은 몰랐기에 먼 곳에 산다는 이유로 내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랬겠지만 그것이 오히려 내게 아픔으로 남아 있다.
요즘은 왜 그리 엄마의 빈자리가 커져만 가는지 나의 가슴 한 구석에서 항상 메아리치는 엄마라는 단어가 그립다.
엄마와의 영 이별이 있자마자 받아 든 ‘어머니, 내 안에 당신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흔세 명의 아들과 딸을 통해 등장하는 어머니. 각자의 모습은 다르지만 마흔셋의 아들과 딸에게는 사랑이라는 단어로, 그리움이라는 단어로만 기억되고 존재하는 어머니. 나는 그들의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그리움을 더했다. 다시 한 번 ‘어머니, 내 안에 당신이 있습니다’를 펼쳐 그 곳에 죽음과 싸우다 결국 이승의 끈을 스스로 놓고 떠나신 나의 엄마를 새겼다.

“어머니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지 않기로 마음먹은 적이 있었다. 글을 쓰다가 자꾸 목이 메여 그만 넋을 놓고 하늘을 쳐자보고 마는 따위의 경험을 이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잘 써놓아도 결국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진 것 같은 ‘어머니’. 가장 깊은 곳에서 건져 올렸는데도 헛소리만 하는 것 같은 글을 누가 다시 쓰고 싶겠는가. 올해로 어머니 가신 지 20년. 하지만 나의 엄마는 나의 숨결 속에 나의 삶 속에 지금 이 순간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는 영원히 죽는 것이 아니라고 했던가. 아니 집집마다 신을 보낼 수 없어 신 대신 보내준 이가 바로 어머니라는 말도 있다.”

문정희 시인이 ‘내가 파먹은 우렁이, 나의 어머니’를 통해 고백한 말이다. 마치 내 마음 속을 한 번 다녀간 듯하다.
“내가 스무 살이 넘어 친구 함 받는 날 음식을 먹고 급체를 했다. 시골이고 한밤중이라 약이라고는 집에서 가지고 있던 상비약뿐이었다. 약을 먹어도 계속 통증으로 고생할 때 우리 엄마는 밤에 한숨도 안 주무시고 내 배를 쓸어주셨다. 아픈 와중에도 나는 엄마의 따스한 손길을 느끼며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엄마가 아직도 내 곁에서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엄마의 정성으로 나는 그 다음날 거뜬히 일어날 수가 있었다. 아직도 어디가 아프거나 할 때마다 엄마의 그 따스한 손길이 너무도 그립다.”
‘어머니, 내 안에 당신이 있습니다.’
그렇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어머니도 항상 내 안에 살아계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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