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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3)
2004년 04월 09일 () 13:05:00 webmaster@mjmedi.com
   
 
외국에서 만난 사랑느낌

‘대부’ ‘지옥의 묵시록’의 프랜시스코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만든 섬세한 러브스토리.
이 작품으로 소파아 코폴라는 아카데미 역사상 여성감독 최초로 감독상 후보에 오른바 있다. 2004년 골든글로브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각본상 등을 차지하면서 아버지의 후광을 벗고 당당한 여성감독으로 인정받게 됐다.

영화원제 ‘Lost In Translation’이 한국에 넘어오면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바뀐 이 영화는 낯선 곳에서 만난 남녀의 미묘한 감정을 다룬다. 사랑이란 감정이 한국의 제목처럼 과연 통역의 대상자체가 될 수 있을지는 무척이나 고민스럽지만, 통역이나 언어로 전환될 수 없는 차원을 이야기하고 있는 원제가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일본 도쿄에서 만난 미국국적의 25살 여자와, 52살 남자는 낯선 땅에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여자와 남자는 각자 가정을 가지고 있다.
‘불륜’일까? 이렇다 할 베드신이 없고 낯간지러운 사랑의 고백 따위가 나오지 않는 걸 보면 통상적으로 떠올리는 불륜소재의 영화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둘이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사실, 사랑의 미묘한 울림이 기혼자라고 피하거나 나이가 많다고 무시하지 않는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30이 가까운 나이차이나 기혼사실이 아니라 머뭇거림, 그리움, 안타까움 등으로 나타나는 감정이다.

관객은 잠깐의 만남이나 식사자리를 통해 두 남녀가 나누는 눈빛·말투·작은 표정의 떨림으로 이들의 감정을 충분히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두 남녀가 끝까지 사랑을 쟁취해보겠다는 결말로 가지 않고 두 사람이 결혼생활을 지키는 선에서 적정히 유지되는 감정이 오버되지 않고 세련되게 표현된다.

영화 내내 두 사람의 애뜻한 표정만 비춰진다면 무척이나 지루할 수 있겠다. 하지만 특유의 다소 냉소적이면서 재치있는 입담이 트레이드 마크인 빌 머레이의 슬픈 얼굴에 지루함을 가질 수는 없겠다.

막 결혼한 샬롯(스칼렛 요한슨)은 남편의 일 때문에 일본에 따라왔지만 할일이 없어 권태롭다. 같은 호텔에 묵는 헐리우드 중견배우 밥(빌 머레이)은 위스키 광고촬영차 일본에 왔지만 말이 통하질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바에서 이들은 서로 허허로운 눈빛을 마주치게 되는데…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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