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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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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은 가장 편한 휴식시간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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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도 공부도 스스로 결정하도록

▲ 아이 스스로 놀기 - 김은경(송산면 대상아파트, 초 1, 4) 주부
하루 종일 뛰어 놀기 바쁜 은경씨 아이들


오전 11시 김은경 주부의 두 아들은 내복바람으로 거실에서 블록놀이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인 아이들은 느지막히 일어나 하루 종일 ‘무조건’ 놀며 방학을 보내고 있다.
“방학은 가장 편한 휴식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줘요. 무엇을 하며 놀건 지, 어떻게 놀아야 재밌을 지, 아이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 있어요.”
아이들은 방학동안 집에서 블록놀이를 하거나 엄마가 골라 준 영화를 본다. 동화책을 읽기도 하고 이웃 친구집에서 함께 뛰어놀고 함께 잠을 자기도 한다. 날씨가 춥지 않을 때는 엄마와 자전거도 타고, 배드민턴도 한다. 이불을 모두 꺼내 놓고 올라타고 베개싸움도 한다. 집 안을 온통 어지럽혀 놓아도 엄마는 소리를 지르거나 야단을 치지 않는다. 대신 실컷 놀고 난 뒤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정리한다. 가끔은 엉망이 된 이불을 엄마와 함께 빤다. 그마저도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된다. 두 아이 모두 아토피로 고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야외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놀도록 권장한다. 단, TV와 컴퓨터는 강력히 규제한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를 어느 정도 무서워하기 때문에 강요를 하면 크게 반항하지 않더라고요. 헌데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거부하지 못하고 억지로 해야 하니까요. 해서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아요. 큰 틀에서 방향만 제시해 주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요.”
방학 중에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면 학기가 다시 시작됐을 때 적응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주변의 우려에도 김은경 주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한 만큼 다시 학교생활이 시작되면 더 큰 에너지로 충실히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방학숙제 정도는 충실히 했으면 싶지만 그것도 아이들 스스로에게 맡긴다. 그러니 되레 아이들이 때가 되면 “엄마, 방학숙제 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묻는다고.
김은경 주부도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교육관을 가졌던 건 아니다.
“큰아이 어릴 적에는 저도 교육열이 다른 엄마들 못지않았어요. 일곱살 때는 개인그룹으로 영어과외도 시키고 어린이집도 학습을 중요시하는 곳으로 보냈죠. 헌데 어느 순간 아이의 얼굴에 표정이 없다는 걸 알게 됐죠. 억눌림과 억압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 뒤로는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단칼에 교육을 끊기는 어렵더라고요. 모든 과외와 학원, 강압적인 학습지도를 끊은 건 마음을 먹은 지 1년쯤 되어서였어요.”
엄마가 시켜서 하는 공부를 모두 끊고 나니 아이의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단다. 엄마를 무서워했던 아이가 엄마에게 스스럼없이 장난도 치고 잘 웃는 아이로 바뀌었다고.
“예전에는 어른들을 곁눈으로 슬쩍 보며 피하던 아이가 이제는 먼저 인사도 잘해요. 아이가 변하는 걸 느낀 뒤로는 둘째 아이에게는 인위적인 교육은 하나도 하지 않았어요.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한글도 몰랐어요. 지금도 받아쓰기 점수가 다른 아이들보다 낮아요. 성적이 좋지 않으면 기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둘째 아이의 밝고 씩씩한 성격을 부러워하는 엄마들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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