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이 아시아에서 유럽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경기병을 바탕으로 한 ‘기동력’과 휴대하기 편하고 영양가 높은 ‘전투식량’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전투식량은 가축의 창자를 잘라 그 속에 고기, 야채, 곡식을 넣은 뒤 양 끝을 묶은 것이었다. 이것이 유럽에선 ‘소시지’로, 우리나라에선 ‘순대’로 각각 진화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처럼 순대는 풍부한 영양을 아주 간편하고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전통적인 웰빙 음식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였을까, 지금은 전문점에서 노점까지 파는 곳이 즐비한 순대이지만 고기가 귀했던 조선시대만 해도 임금님 수랏상에나 올라가는 귀한 음식이었다.
당진읍 대덕리 먹자골목에 위치한 이교야채순대는 군 내에서 순대 맛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곳 중에 하나다. 돼지 창자에 숙주, 우거지, 찹쌀, 돼지 선지 등을 넣어 맛을 낸 이교야채순대의 순대는 식사나 간식, 술안주로 손님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담백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순대 맛을 선보이고 있는 이교야채순대는 본래 당진읍 읍내리 이교다리 부근에서 운영되어 왔으며 2009년 9월 현재의 위치로 확장 이전해 왔다. 이용일, 고영순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이전개업과 비교적 손님들의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 위치했음에도 기존의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젊은 층의 손님들도 늘어났다.
“처음 이교야채순대를 이교다리에서 개업할 당시에는 당진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한명도 없었어요. 손님들에게 순대 맛과 이교야채순대에 대해 알리기 위해서는 오로지 맛으로만 승부해야 했죠. 시간이 오래 투자 돼야 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당시의 꾸준한 노력이 빛을 보게 된거라 생각해요.”
이교야채순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중에 하나는 순대철판볶음이다. 매콤한 맛을 손님의 취향에 맞게 순한 맛에서부터 보통 맛 등으로 조절할 수도 있어 젊은 층의 손님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식사대용으로, 간식으로, 술안주로 대신할 수 있어 손님들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남편 이용일씨는 “개업을 준비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순대 맛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순대로 유명한 서울 신림동과 서천,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식당만의 고유의 맛을 선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보화 시대에서 손님들의 입맛에 맞춰 변화하는 모습도 식당이 갖춰야할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교야채순대는 순대의 알찬 속을 자랑한다. 순대국밥과 함께 제공되는 부추와 파를 넣어 먹으면 느끼한 맛이 줄어들어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교야채순대에서는 매일 순대를 직접 만들어 내고 있어 신선함이 더하다. 순대국밥에이어 순대전골, 순대철판볶음 등이 손님들로 사랑 받는 이유는 이처럼 직접 만든 손순대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고영순 대표는 “매일 같이 손순대를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손님들에게 더 맛있는 순대를 제공하기 위해서 손순대를 고집하고 있다”며 “순대의 맛이 좋기에 순대를 첨가하는 모든 음식들의 맛도 함께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