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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8.07.13 00:00
  • 호수 232

이사람/장선화 농활대 서울대학교학생-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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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농촌활동체험

“소똥 치기가 제일 어려웠어요”

농활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장선화 학생



장마비가 오락가락하더니 한차례 소나기가 퍼부었다. 3일 오전 11시가 훨씬 지난 시각, 사기소1리 마을놀이터와 꽃길에서는 일찍 아침을 챙겨먹고 나온 농활대 학생들이 풀베기 작업에 열심이다. 일부는 마을끝 농가에서 양계장의 닭똥을 치고 있다. 서울대 사범대학 국민윤리교육과 학생들이다.

이들은 쏟아지는 비에도 아랑곳이 없다. 때마침 점심시간. 농활현장을 찾은 허충회 농민회장의 낡은 트럭은 금새 온몸이 흠뻑 젖은 학생들의 여객칸이 된다. 점심은 매끼를 직접 해먹는 학생들의 노고와 시간을 덜어주기 위해 마을에서 식당에다 준비해 놓았다.

“시간 아껴서 일 좀 더 시켜먹으려고요.”

이 마을주민의 농섞인 말에도 학생들은 싫은 내색이 없다.

장선화(19세) 학생은 자리에 앉은 학생중 홍일점. 둥글고 해맑아 보이는 얼굴이 나중에 서글서글하고 친구같은 선생님이 될 듯해 보인다. 농사일은 물론 손도 안대봤음직하다.

“맞아요. 농촌에 와서 일손 잡아보긴 처음이에요. 어려움요? 소똥 치는거요. 소똥을 곡괭이로 긁어서 어떤 차에다 싣는 데 굉장히 힘들더라구요.”

장양은 경운기를 어떤 차라고 불렀다.

“막연히 농촌돕기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서로 배우고 함께 현실을 개척할 방안을 찾는 농민·학생 연대활동이라는 말이 실감나요.”

장양은 농촌의 현실, 특히 다중유통구조로 인해 농산물의 제값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절감했다고 한다.

“버섯 100g에 현지에서는 200원에 파는데 소비자가 살 때는 700원씩 한다면서요? 농민에게 실익이 돌아갔으면 좋겠네요.”

장양은 저녁에 아동반 활동을 통해 이곳 아이들과 만나 오락도 하고 그리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는 게 제일 즐겁다.

“아이들은 어디가나 개구장이에요. 여기 애들은 맑아서 좋아요.”

나중에 교단에 서면 애들 앞에서 권위를 세우는 교사가 아니라 애들 가운데 있으면서 권위를 인정받는 교사, 지식보다 지혜를 주는 교사가 되고 싶은 게 장양의 꿈이다.

학생들은 15일간의 농촌활동을 마치고 지난 9일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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