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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8.08.24 00:00
  • 호수 237

이사람/수해피해-정의호 채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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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읍 채운리 정의호씨

생활비 대주던 셋방 두 칸 무너져

뒷바라지할 손주 셋, 칠순나이 원망만



당진읍 채운리 탑동에서 손주 셋을 키우며 살아가는 정의호(70세) 할아버지는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라며 아직도 정리하지 못한 가재도구를 가리키며 고개를 내젓는다. 할아버지는 유일한 생계수단이었던 두칸짜리 셋방이 파손돼 크게 상심해 있다. 복구해놓지 못하면 월 20만원의 정부 보조비만으로 다섯식구가 먹고 살아야 할 판이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아빠가 사망하자 엄마마저 가출해 고아 아닌 고아가 된 손주 셋을 도맡아 키워온지 벌써 10년이 넘는다. 다행히 집을 갖고 있어 방 두칸 세놓아 어려운 살림 꾸려 왔는데 그게 무너졌으니 세입자들이 짐꾸려 나가면 그날로 생활비가 끊기게 된다. 무너진 집 고치는 게 당장 급한데 돌려 쓸 돈이 있을리 없다.

"나이라도 젊어야 어디가서 품이라도 팔지."

중학교,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주녀석들 뒷바라지도 만만치가 않다며 할아버지는 한숨 짓는다. 막노동판에서 평생을 고생만 하여 살아왔지만, 자식을 가슴에 묻고 모진 세월 견뎌왔지만 칠순이 다 돼 평생에 처음보는 물난리를 당한 할아버지는 더 이상 재기를 다짐할 여력도, 그럴 수 있는 기회도 없다는 것을 안다는 듯 체념에 가까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한 일인데 어쩌겠어. 어떻게 살기야 허겄지."

농협 481010-51-032878 정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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